[기획] 경기침체·칩 지연에도 AI투자 늘린다

팽동현 2024. 8. 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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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에 냉기가 돌고 있다.

AI 대표기업 오픈AI가 올해만 7조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AI업계가 약 680조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블랙웰'이 설계결함으로 출시가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업 델오로그룹은 향후 5년 내 데이터센터 등 AI인프라 구축에 최대 1조달러(약 1361조5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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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지표발 침체 공포 확산
엔비디아 차세대칩 출시 연기
AI투자 "과소보다 과잉이 나아"
오픈AI 로고와 인공지능 이미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공지능(AI) 열풍에 냉기가 돌고 있다. AI 대표기업 오픈AI가 올해만 7조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AI업계가 약 680조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고, AI 수익화의 핵심 고리인 엔비디아가 차세대 AI칩을 제때 못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빅테크들은 "투자만이 살 길"을 외치고 있다. 더 험난해진 경제상황과 심리를 딛고 AI는 '닷컴버블'과 다름을 증명하는 과제가 AI업계 앞에 놓였다.

미 나스닥 지수가 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2.43% 급락하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AI 과잉투자 경계론이 더 커지고 있다. AI칩을 장악한 엔비디아뿐 아니라, 이를 사들여 AI인프라에 투자할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에 의문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4개사의 2분기 실적은 좋았다. MS는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647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MS 애저 클라우드 매출도 시장 전망치(31%)엔 못 미치지만 29% 성장했고, 이 중 8%가 AI서비스에서 나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매출은 84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주 수입원인 광고 등 구글서비스 매출이 11% 늘었고, 구글클라우드도 29% 성장하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억달러와 영업이익 10억달러를 동시에 달성했다.

아마존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1479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시장 전망치보단 낮았다. 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63%를 차지한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매출이 262억8000만달러로 19% 증가해 예상을 웃돌았다. 메타는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390억70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AI가 주 수입원인 맞춤형 광고 판매가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회의론이 나오는 것은 천문학적 투자비용 때문이다. 이들 4개사의 올해 상반기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은 총 1060억달러(약 144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났다. MS는 330억달러(약 44조9295억원)로 78%, 구글은 252억달러(약 34조3098억원)로 90% 급증했다. 이에 비해 수익성 확대는 아직 미미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블랙웰'이 설계결함으로 출시가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랙웰은 기존 'H100'보다 성능이 최대 30배 향상된 제품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엔비디아의 출시 지연으로 AI기업들의 기술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빅테크들은 AI에 더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I는 과거 닷컴버블과 달리 실체가 있고, 수익화가 미진한 것은 넘치는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 경쟁을 거치며 승자독식을 경험한 빅테크들은 물러서는 순간 도태된다는 절박함으로 AI 경쟁에 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델오로그룹은 향후 5년 내 데이터센터 등 AI인프라 구축에 최대 1조달러(약 1361조5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너무 늦기보다는 필요하기 전에 (AI 관련) 역량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기술 분야에서 이런 전환기를 겪을 때 과소투자 위험이 과잉투자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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