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자전거·킥보드 난폭운전 '따릉이 폭주족' 단속 현장 가보니

집결 예고에 경찰 나섰지만 안 나타나…헬멧 미착용·무면허 운전 적발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도로교통법이 바뀌면서 PM(개인형 이동장치)을 이용하시려면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4일 오후 5시 20분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찜통더위 속에서 PM과 공유자전거 이용자를 단속하러 나선 성동경찰서 교통과 고영빈 경장 눈에 헬멧을 쓰지 않고 공유 전동킥보드를 몰던 이모(18)군이 들어왔다.

고 경장은 이군을 멈춰 세웠고, 조사 과정에서 이군은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칙금 1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고지서를 발부받은 이군은 "원래 면허를 취득할 생각은 있었는데…"라며 씁쓸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성동구, 용산구, 강남구 등지에서 '따릉이 폭주족'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이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나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고 보행자를 위협하는 등의 난폭운전을 일삼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이날 오후 6시께 집결해 용산구와 성동구 사이를 왕복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 기준 단속 현장에는 '따폭연'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폭연'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던 집결 예고 글도 볼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이 전날 저녁 대대적인 단속과 엄벌을 예고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우려할 정도의 단속 대상이 확인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경찰은 이날 헬멧 미착용, 무면허 운전, 인도 침범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계도했다.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헬멧을 쓰지 않거나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운전자는 성수동에서만 이군을 포함해 6명 적발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헬멧을 쓰지 않은 PM 운전자가 도보로 단속 중인 경찰을 따돌리는 장면도 몇차례 포착됐다.

고 경장은 "경찰을 따돌리거나 도망칠 경우 공조를 요청하고 합동단속을 한다"며 "본인 안전을 위해 헬멧을 꼭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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