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몰린 티몬·위메프 피해…“상품권만큼 판매 독려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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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는 여행상품 구매자와 여행업계가 꼽힌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티몬·위메프를 통해 호텔을 예약한 소비자들은 취소·환불이 제대로 안돼 발을 구르고 있고, 여행업계의 피해는 현재까지 확정된 미정산 집계 금액 2300억원 가운데 1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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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는 출발일 기준으로 60일 후에 여행사에 정산
“결제일-출발일 차이 긴 여행상품 판매 집중한 이유”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는 여행상품 구매자와 여행업계가 꼽힌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티몬·위메프를 통해 호텔을 예약한 소비자들은 취소·환불이 제대로 안돼 발을 구르고 있고, 여행업계의 피해는 현재까지 확정된 미정산 집계 금액 2300억원 가운데 1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행업계에선 상품 값이 비교적 큰 데다 결제에서 출발까지 기간이 긴 여행상품의 특성 때문에 이번 사태의 피해가 집중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4일 여행업계와 피지(PG)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여행 상품의 경우 소비자가 상품 결제를 한 뒤 실제로 여행을 갈 때까지의 기간이 다른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여행 일정보다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3개월 전에 상품을 결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상품은 판매일 기준이 아니라 출발일 기준으로 구매 확정이 돼 대금 정산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티몬·위메프를 통해 ‘9월 출발 상품’을 6월에 예약하고 결제했다면, 여행사가 티몬·위메프로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받는 것은 결제 뒤 최장 4~5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피지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와 한 계약서를 보면, 여행상품 역시 ‘D+1’ 또는 ‘D+2’ 정산 조건인데 이는 결제가 완료된 다음날 또는 다다음날 바로 피지사가 티몬·위메프 쪽에 대금을 정산하게 돼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결제한 대금은 피지사를 통해 전자상거래 업체에 바로 전달되는데, 이 대금은 그때로부터 한참 지난 여행 출발일 혹은 호텔 투숙일 기준 60일 뒤에야 여행사에 주면 되는 구조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의 경우엔 에스크로를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사에게 대금을 보내기 전) 그 기간에 대금을 어떻게 사용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선 휴가철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티몬이 최근 들어 여행상품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고 입을 모은다. 평균적으로 여행사가 내놓은 상품을 전자상거래 업체가 5~10%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는 것에 견줘 티몬은 여기에 ‘오늘만 할인’을 통한 각종 쿠폰과 제휴 신용카드 할인까지 덧붙여 판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티몬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한겨레에 “상품권만큼 판매 독려가 심했던 상품이 여행상품이었다”고 전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상품은 단가가 커 단 2~3%만 더 할인해도 구매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여행상품은 마진율이 극히 낮거나 혹은 손해가 나는데도 티몬·위메프가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자금을 급하게 마련해야 했기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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