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트럼프와 경합주 총력전 돌입

이본영 기자 2024. 8. 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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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의원 온라인 투표 이틀 만에 과반 득표로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기점으로 사활을 건 경합주 공략에 본격 착수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해리스 부통령이 2일(현지시각) 대의원 4700여명 중 과반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국위는 1~5일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인데 조기에 과반을 확보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단독 출마한 대의원 투표 결과는 5일에 공식 발표되고, 19일부터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 지명 절차가 진행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의원 표 과반을 확보했다는 발표에 “후보 지명에 필요한 충분한 대의원 수를 확보해 기쁘다”며 “난 당신들의 미래 대통령으로서 우리가 싸울 준비가 됐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실상 후보로 선출된 직후 데이비드 플러프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오바마 대선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참모들을 끌어들여 진용을 완비했다.

대진표 확정에 따라 미국 대선은 극히 이례적인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첫째,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여성 최초로 주요 정당 후보가 돼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이라는 ‘인종 구도’에서 대척점에 선 후보들의 대결이 됐다. 둘째, 미국 역사상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정당 후보로 세번째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1892년 민주당 소속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셋째,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흑인 그리고 첫번째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된다.

양쪽은 각각 ‘자유’와 ‘반이민’을 내세우며 이를 적극 쟁점화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후보직을 양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민주주의’를 강조한 것과 달리 유세와 광고로 ‘자유’를 내세우고 있다. 빈곤으로부터의 자유,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임신중지의 자유가 핵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무단월경자 급증 문제에 집중하며 반이민 프레임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맡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국경 차르”라는 별명을 붙이고 이를 계속 언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해리스는 쭉 인도계였는데 갑자기 방향을 틀어 흑인이 됐다”며 아버지는 자메이카계 흑인, 어머니는 인도계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승부도 50개 주 가운데 2~3개 경합주가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6~7개가 거론되는 경합주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사흘 뒤인 7월24일부터 28일까지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함께 한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4곳은 앞서고 1곳은 동률을 기록해 상대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전체 지지율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1일 기준 해리스 지지율이 46.5%로 트럼프(47.7%)를 1.2%포인트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쪽은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 이튿날인 3일에도 경합주 우위를 확보하려고 각각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인선 작업과 유세에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 출신 주지사나 상원의원 등을 놓고 누가 경합주 승부에 더 유리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6일부터는 러닝메이트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를 시작으로 7대 경합주 유세에 나선다.

쫓기는 입장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들 중 하나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난 조지아에서 두번 이겼다”고 거짓말하며 표심을 끌어오려고 안간힘을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에는 조지아에서 이겼지만 2020년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1만2천여표 차이로 졌다. 그는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자신이 뒤진 표만큼을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그는 지난달 30일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한 곳과 같은 장소에서 유세하면서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한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나쁜 사람이고 불충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급진적 좌파 괴물”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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