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악재'된 금리인하…'삼의 법칙' 뭐기에 'R의 공포'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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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그토록 바랐던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메시지가 순식간에 악재가 됐다.
제조업에 이어 실업률까지 주요 경제지표가 둔화되자 미국 경제가 꺾였다는 우려가 확산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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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미국 경제' 옛말, 이젠 침체 우려…
"연준 7월 금리동결 대가 치를 것" 비판도
시장이 그토록 바랐던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메시지가 순식간에 악재가 됐다. 제조업에 이어 실업률까지 주요 경제지표가 둔화되자 미국 경제가 꺾였다는 우려가 확산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견조한 수준인 만큼 섣불리 침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 기조에선 기술주 실적을 근거로 'AI(인공지능) 랠리'를 펼치던 투자자들이 긴축완화 시그널에 투매에 나선 가장 큰 배경에는 고용지표가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7월 실업률까지 4.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자 시장은 뒤집어졌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시장 전망(17만5000건 수준)에 못 미치는 1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가에선 미국 경기침체의 가늠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됐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7월 실업률 기준 삼의 법칙 지표는 0.53%포인트(p)다.
이 법칙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우 미국 경기침체를 제대로 가리켰다. 이 법칙을 지난 2019년 정립했던 클로디아 삼 연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최근 노동시장의 단면은 침체로 가는 길과 일치한다"며 "이런 초기 경고 신호는 추가적인 증시 약세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역사적인 저점대인 3%대를 지나 절대 숫자상으로 4% 초중반에 머물고 있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을 반영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지표 하락에 대한 초기 비관론이 득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아닌 인하 결정을 내렸어야 하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월에 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스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금리 인하를 너무 늦게 한 정책 실기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견조하기 때문에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소비 지출 증가와 재고 증가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실업률 또한 예전보다 올라갔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연준은 단 하나의 경제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는다"며 7월 고용지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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