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간질 소용없다” 친분 강조 이재명-조국···‘교섭단체 완화’ 협력은?

이유진 기자 2024. 8. 4. 18: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014년 12월 성남시장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 조 대표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이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연일 친분을 과시하며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혁신당이 숙원사업으로 내건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대한 민주당의 화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대한 협력 여부가 두 사람이 강조한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을 인정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한다)’의 가늠자가 될 거란 해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대표의 제안으로 최근 진행된 비공개 대화와 관련해 추측이 많다”며 “일부 언론, 양당 지지자, 유튜버 등이 이재명과 조국을, 민주당과 혁신당을 갈라치고 이간질하고 있음을 함께 걱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두 사람은 국회에서 2시간가량 회동했다.

조 대표는 “양측 사이 생산적 논쟁과 경쟁은 환영해야 할 일이지, 억지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양측은 ‘구동존이’의 길을 가야 한다”고 적었다. 조 대표는 이날 자신과 이 전 대표가 2014년 12월 성남시장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해당 글과 사진을 공유하며 “벌써 10년 전이군요”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대외적 친밀감이 높아질수록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와 관련한 혁신당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총선 직후, 현충일 추념식, 지난 1일 세 번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두 대표간 거리감도 좁혀지고 있다”며 “교섭단체 요건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민주당과 연대를 고리로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통해 거대 양당 압박에 나설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회동 다음 날인 지난 2일 우 의장을 예방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는 답을 얻었다.

혁신당이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사활을 건 데는 현실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탄핵의 선봉에 서겠다고 공언했지만 비교섭단체로서 한계가 있다고 혁신당은 판단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오는 16일 공동 개최하는 ‘의대 증원 청문회’에서 복지위는 여야 간사 간 협의로 교섭단체 의원들로만 20명의 청문소위원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에 보건의료 전문가인 김선민 혁신당 의원이 배제되면서 혁신당이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소위를 지망했으나, 민주당의 거절로 무산됐다.

민주당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이 전 대표는 조 대표와의 최근 회동 뒤 혁신당의 교섭단체 완화 요구에 대해선 “그런 얘기도 해야죠”라는 짧은 답을 전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생각은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다”면서도 “당내 여러 의견이 있고, 소수정당이 여럿이기 때문에 논의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불리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도 최근 SNS 통해 교섭단체 기준 완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 지지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관련해 국민동의 입법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5만명 이상 서명이 모이면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에서 논의된다. 황 원내대표는 “예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여러 차례 입법과제로 해왔기 때문에 22대 들어서 갑자기 반대한다고 입장을 바꾸면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교섭단체로서 누리던 배타적인 기득권을 내려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동의 입법 청원 등을 통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입법 논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당장 단독으로 교섭단체가 되기 어렵다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