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와 소통 나선 두산 3사 …“사업구조 개편, 성장 위한 불가피한 선택”

김경은 2024. 8. 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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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대표, 주주서한서 "심려 끼쳐 드린 점, 송구"
1조 원전에 투자…SMR 수주 목표 연 20기로 상향
“분할 비율 우려 알아…에너빌, 재상장시 상승할 것”
밥캣·로보틱스, “신속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밥캣(241560), 두산로보틱스(454910) 등 두산 계열 3사가 4일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논란에 사과하면서도 미래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전 사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이들 대표의 설명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도 “구조개편 발표 이후 주주 여러분과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던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했고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역시 “주주 여러분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주주서한은 각사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임시 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5일 서한 발송을 시작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두산타워 전경.(사진=두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11일 두산로보틱스에 두산밥캣을 넘기면서 관련 부채 7234억원을 넘기고, 시너지가 낮은 두산큐벡스 등을 계열사에 매각해 481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약 1조2000억원의 순차입금을 감소시키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1조원의 투자여력이 생기면서 이를 원전사업에 적기 투자하겠단 계획을 이날 내놨다.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시설을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겠단 목표다. 박상현 대표는 “원전 사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으며, SMR 사업도 향후 5년간 수주 목표 62기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 전망했다.

두산그룹으로서는 적기의 사업개편 방안일 수 있으나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비상장법인과 두산로보틱스 합병과정에서 상장사와 비상장사간의 합병가액을 산정하는 제도적 문제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 결과 소액주주들은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과 적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1(두산밥캣) 대 0.63(두산로보틱스)로 산정된 것을 놓고 반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두산그룹의 계획에 대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표는 “분할 비율과 관련한 불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 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재상장 시점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밥캣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되는 것을 두고 “이 주식은 당사와 두산로보틱스가 실질적·경제적으로 결합한 통합법인의 주식”이라며 “주식교환 완료 이후 신속히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자료=두산그룹)
주식교환 비율에 대해서도 “주식시장의 시가는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회사 가치에 대한 독립적 판단을 근거로 상당 기간 수급에 따라 형성되는 가액”이라며 “양사 교환 가액은 두 회사의 올해 평균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나아가 소형장비 사업에서 나타나는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이라고도 밝혔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역시 “두산밥캣과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사업 성장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시장 내 고객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에서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사에 따라 최종 결정되는 것”이라며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충족할 좋은 기회라고 믿고 있으며, 미래 성장 모습을 감안해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경은 (ocami8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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