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에 양부남 당선…‘친명 최대 조직’ 혁신회의 대표 강위원 제압

김두관 “혁신회의, 하나회 연상”
“광주 당심, 혁신회의 제어” 평가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에 선출된 양부남 의원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당원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의원과 강성 친이재명(친명)계 조직 수장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초선 양부남 의원이 승리했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의 지원을 받은 강위원 혁신회의 대표가 낙선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광주시당위원장 경선에서 광주 서구을을 지역구로 둔 현역 의원 양부남 후보가 권리당원 2만1081표(65.41%), 대의원 363표(68.88%)를 얻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경쟁자인 혁신회의 대표 강위원 후보는 권리당원 1만1098표(34.39%), 대의원 164표(31.12%)에 그쳤다.

이번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는 경선 기간 내내 두 후보 간의 파열음으로 진통을 겪었다. 양 후보는 현역 의원이라는 점을, 강 후보는 혁신회의 대표라는 점을 앞세워 선거를 치렀다.

양 후보도 혁신회의 소속 인사이지만, 혁신회의는 사실상 조직 수장인 강 후보를 지지했다. 이 과정에서 누가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느냐를 놓고도 거친 신경전을 폈다.

강 후보는 지난달 25일 “이재명 (전) 대표가 광주 당원 간담회에서 시·도당위원장도 되도록 당원들이 선택할 수 있게 선거를 통해 선출하면 좋겠다고 했는데도 광주 현역 의원 8명은 양 의원을 추대하는 전형적인 패거리 정치를 자행했다”고 비판했고, 양 후보 측은 혁신회의가 조직적으로 강 후보를 돕고 있다며 “당원들을 거짓선동으로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후보 자질을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강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과 성희롱 논란으로 22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했고, 양 후보는 사건 무마 명목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된 적이 있다.

당내에선 강 후보의 광주시당위원장 당선 여부가 당내 혁신회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권리당원 권한 강화를 기치로 내건 혁신회의 각종 요구에 눈치를 보는 현역 의원이 많다”면서 “혁신회의가 지지한 강 후보의 패배는 광주 당심이 일단 혁신회의에 제동을 걸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대표 후보는 광주시당위원장 개표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행태는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며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을 수시로 바꾸고, 사조직이라 할 계파가 전국의 조직을 압도하는 지금의 행태는 민주당 역사상 최초”라고 비판했다.

혁신회의는 반박 성명을 내고 “혁신회의를 군부 쿠데타 세력으로 빗댄 것은 단순히 혁신회의에 대한 모독을 넘어서, 지금껏 당원들의 기대와 열망으로 이뤄내고 있는 정치혁신과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역사를 모욕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광주·나주 |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