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붙잡는 두산 "사업재편땐 1조 투자여력 … 원전설비 증설"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4. 8.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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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가 4일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내고 주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와의 공통 영역인 무인화·자동화 분야 선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합병(M&A)과 제휴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양사의 투자 프로세스를 일원화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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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3사, 주주에 서한 발송 … 시장 오해 풀기 총력전
'재무개선' 나선 두산에너빌
5년간 10여개 원전수주 기대
"신기술 확보·설비 증설 시급"
로보틱스·밥캣 '시너지 행보'
고객 접점 확충·자율주행 대응
로보틱스 "5년 내 매출 1조원"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부두에서 출하 중인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 원자로. 신고리 3호기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과 동일한 모델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1400㎿급 대용량 원전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가 4일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내고 주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시장 일각에서 나온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했다'는 오해를 풀기 위해 두산 관계사들이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업 재편이 성사되면 원자력발전 사업에 신속하게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분할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원전 설비 증설에 신속히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도 주주서한을 공개하며 양사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세계적인 원전 호황으로 전례 없는 사업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순차입금이 1조2000억원 감소하고,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기는 만큼 세계적 호황기에 접어든 원전 사업에 집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폴란드·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영국 등에서 신규 원전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은 '5년간 62기 수주'라는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신기술을 확보하고 생산설비를 적시에 증설하기 위해 현금과 추가 차입 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 원전 제작시설을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시설을 확충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는 "최근 원자력 시장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외부 시장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선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두산밥캣을 떼어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배당수익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표는 "배당수익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투자 재원에 한참 부족한 수준"이라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하는 1조원을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면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두산밥캣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수적인 무인화·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자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와의 공통 영역인 무인화·자동화 분야 선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수·합병(M&A)과 제휴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양사의 투자 프로세스를 일원화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박 대표는 1대0.63으로 정해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주식교환 비율에 대해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나타내는 객관적 지표는 주식시장의 시가"라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 합병하면 5년 내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 대표는 "최대 로봇 시장인 북미·유럽에서 강력한 비즈니스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고객 접점이 현재보다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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