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카카오, 뿌리부터 바꾼다…인사·조직문화 쇄신 본격화
8월 '인사&조직문화쇄신TF' 전환하고 세부 집행
장기적 조직 안정 방점…정신아 대표, 경영 집중
'사법리스크' 비상경영체제 속 계열사 조정 과제
[이데일리 김범준 최정희 기자]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카카오(035720)가 장기적인 조직 문화·제도 쇄신을 본격화했다. 정신아(49)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끌어 오던 ‘쇄신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인사&조직문화쇄신TF’를 신설한 것. 카카오가 위기에 처한 원인이 당초 ‘파격’ 혹은 ‘혁신’으로 여겨졌던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장기적인 변화를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사&조직문화쇄신TF’ 출범…추가 TF 가능성도
4일 카카오는 이달 초 쇄신TF를 인사&조직문화쇄신TF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당초 새 TF 명칭으로는 고통을 겪은 이후 안정화된 상태를 뜻하는 ‘세컨드 윈드(second wind)’가 거론됐지만, 직관적인 명칭으로 최종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TF장에는 인사총괄임원인 이승현 HR성과리더(FO·Function Owner)가 선임됐다. 이 TF장은 지난 4월 카카오에 합류했는데, SK텔레콤(017670)과 네이버, 로블록스, 위즈덤하우스 등을 거친 만큼 전통적인 대기업과 IT기업에서의 경험을 모두 살려 인사와 기업문화, 복지 관련 제도 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향후 다양한 쇄신 작업을 실행하고 관리하기 위해 인사&조직문화쇄신TF의 역할과 범위를 확대하거나, 추가 TF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정신아 대표, 비상경영체제…쇄신 집중도 높일 듯
카카오 쇄신TF의 해체로 정신아 대표는 향후 그룹 차원의 비상 경영과 쇄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구속 이후인 지난달 25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매월 진행하던 그룹협의회를 주 1회로 변경, 주요 경영 현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 대행도 겸직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와 자회사 카카오VX 및 세나테크놀로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산하 컬처앤콘텐츠 및 키이스트 등 계열사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적이 부진하거나 시너지가 약한 계열사를 효율화하려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2014년 말 36곳(국내 26·해외 10)에서 지난해 말 218곳(국내 138·해외 80)으로 10년 새 6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 올 들어 3월 말(1분기)에는 211곳으로 7개 계열사를 정리했다.
카카오의 현 상황은 오는 8일로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정 대표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조직 통합 배경 및 AI 서비스 출시 계획을 언급했던 만큼 AI 사업 진척 상황과 비상경영체제 하에서의 변화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익 전망치는 약 1332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영업익(171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전년 동기(1135억원) 대비 약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약 2조511억원으로 전망됐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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