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시평] 자영업, 정말 사양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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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영업 위기론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가운데 정부는 금융 지원과 더불어 '자영업 출구전략'을 제안하고 나섰다.
과도하게 공급된 자영업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2023년 20% 수준으로 떨어진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과 같은 해 역대 최대인 100만명에 달한 자영업 폐업 규모가 축소론의 근거다.
무엇보다 자동화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이 우려되는 시대에 과연 자영업 축소가 올바른 정책 방향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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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은 젊은층에 기회
디지털 1인 기업 급부상 등
적응력과 회복력도 커
성장·출구전략 함께 지원을
최근 자영업 위기론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가운데 정부는 금융 지원과 더불어 '자영업 출구전략'을 제안하고 나섰다. 과도하게 공급된 자영업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다. 2023년 20% 수준으로 떨어진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과 같은 해 역대 최대인 100만명에 달한 자영업 폐업 규모가 축소론의 근거다. 그러나 단편적 접근법은 자영업의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한다. 무엇보다 자동화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이 우려되는 시대에 과연 자영업 축소가 올바른 정책 방향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정부 통계를 살펴보면 문제점이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는 2013년 이후 연평균 550만~570만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자영업자는 568만명이다.
2023년 100만명에 가까운 자영업자가 폐업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2024년 1월 자영업자는 55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명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폐업한 수만큼 새로운 창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자영업자 수를 취업자 수로 나눈 수치인 자영업 비중이 하락하는 이유는 분모인 취업자 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금만으로 최소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시간제 일자리에 진입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를 늘리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임금 상승, 금리 인상, 해외여행 증가 등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영업 규모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은 자영업의 적응력과 회복력을 보여준다. 팬데믹 기간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배달 서비스나 온라인 판매로 신속히 전환했으며 신규 창업자들도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자영업은 기술 기반과 비기술, 고소득(의사·변호사 등)과 저소득, 다수의 고용인을 둔 대규모 기업과 1인 기업, 예술과 비예술 분야가 공존하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산업이다.
한국이 주목해야 하는 글로벌 자영업 트렌드는 '디지털 1인 기업'의 부상이다. 유튜버, 디지털 아티스트, 프리랜서 개발자 등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기업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오프라인과 도시 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자영업들이 경험·스토리·디자인 등 라이프스타일 수요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로 공간·거리·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크리에이터, 온라인 셀러, 기술 기반 프리랜서가 급증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영업 분야도 혁신에 동참하고 있다. 동네 빵집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을 통해 전국구 명소로 거듭나거나 스몰 브랜드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혁신적인 자영업의 등장은 자영업이 경제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도 자영업의 변화를 고려해 자영업을 투 트랙으로 지원해야 한다. 하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강한 소상공인' 지원과 같이 성장 산업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또 다른 하나는 출구전략을 포함해 정체 산업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고용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전체 고용의 20%를 차지하는 자영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하고 축소 정책을 펼치는 것은 위험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다양화되는 소비자 요구는 자영업, 특히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영업의 경영 환경 개선과 혁신적 자영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균형 잡힌 정책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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