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발의할 수 있을까, 이재명이 선수칠까···‘제3자 추천’ 특검법 미래는
제 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은 8월 임시국회를 기점으로 중대 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3자 추천 특검법 발의를 공약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추진 움직임은 더디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강한 특검법’ 발의를 공언하며 한 대표를 압박 중이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의 8·18 전당대회 후 ‘이재명 2기 체제’가 들어서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여권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채 상병 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국회 통과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에서 부결된 후 폐기되는 과정을 21·22대 국회에서 각각 한 차례씩 거쳤다. 오는 5일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에서 발의될 세 번째 특검법은 소모적 공방을 끝내고 ‘특검 출범’이라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약속한 제3자 추천 방식이 쟁점으로 떠오른 데도 이같은 여론이 깔려있다.
정작 한 대표의 특검법 발의 추진 속도는 느리다. 한 대표측은 당선 뒤 ‘후퇴 신호’만 쌓인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발의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4일 “한 대표가 특검법 발의 의지가 강하다. 그걸 내걸고 당선됐는데 말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전략상 후퇴했을 뿐 당내에 리더십을 구축한 후 발의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3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법안은 원내 지도부 소관이란 지적에 “선출된 당대표가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관건은 친윤석열(친윤)계 반발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반발이 이어지는데다 한 대표가 새 정책위의장으로 지목한 김상훈 의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발표 후 특검 검토’라는 여당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고려해 ‘특검법 발의’라는 칼을 무리하게 뽑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추가하는 등 더 강한 내용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조 친이재명계 중진인 정성호·김영진 의원이 호응할 뿐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당내 다수는 아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내놓으면 토론할 수 있다며 연일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한 대표를 향해 “민주당 탓만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을 걸고 특검법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당선된 후 제3자 추천 방식을 먼저 제시하는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여당안을 전격 수용하는 협치 리더십을 보이면서, 국민의힘을 특검 찬·반으로 분열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찬성하지 않아도, 자율투표로 진행되거나 친한동훈계 의원 8명 이상이 동조하면 범야권 192명과 함께 재표결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다만 이 후보는 지난 18일 당대표 토론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에 반대 의견을 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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