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野 텃밭 호남서 연임 굳혔다...최고위원 경선은 안갯속

김도현 기자, 오문영 기자 2024. 8. 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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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정기당원대회 1부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여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4. leeyj2578@newsis.com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호남에서도 압승하며 연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각축전이 전개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1위가 뒤바뀌고 득표율 중·하위권 후보들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판세가 더욱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됐다.

민주당은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전남 나주 종합스포츠파크에서 각각 광주·전남지역 순회경선·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전날 전북 익산 원광대 문화체육관에서 전북지역 순회경선을 치른 민주당은 이로써 호남지역 선거를 마무리 지었다. 전체 권리당원(약 123만명) 가운데 3분의 1이 호남에 집중됐다. 광주·전북·전남지역 권리당원 수는 각각 10만2000여명, 15만1000여명, 15만6000여명 등이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도 독주를 이어갔다. 전북과 광주에서 각각 84.79%, 83.61%의 지지를 받은 이 후보는 전남에서도 82.4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호남 3개 지역 합산 총 9만2807표 가운데 7만7550표(83.56%)가 이 후보를 선택했다. 김두관 후보는 호남에서 1만2529표(14.58%)를 얻어 앞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으나 이 후보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 후보의 순회경선 누계 득표율은 86.97%다. 김두관·김지수 후보의 누계 득표율은 11.49%, 1.55%이다. △경기(10일) △대전·세종(11일) △서울(17일) 등 4개 지역 순회경선과 아직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각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온라인 ARS투표가 남았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역대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민심이 또 다른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미쳐오기도 했다.

호남지역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봉주 후보를 제치고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 1위에 올랐다. 김 후보는 전북지역 경선에서 19%(2위), 광주지역 경선에서 17.42%(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남지역에서도 17.38%로 2위에 올라 누적득표율 17.58%를 기록했다. 두 후보 모두 수도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향후 1위 다툼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남 출신의 중하위권 후보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출마자 가운데 유일한 전북(전주) 출신인 한준호 후보는 전북지역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그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던 민형배 후보도 광주·전남 경선에서 1위에 올라 처음으로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민 후보는 광주 광산구청장을 두 번 지낸 현직 광주 광산을 지역구 재선의원이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경선 누적득표율은 △김민석 후보(17.58%) △정봉주 후보(15.51%) △한준호 후보(13.81%) △전현희 후보(12.59%) △민형배 후보(12.31%) △김병주 후보(11.82%) △이언주 후보(11.17%) △강선우 후보(5.12%) 순이다. 대부분 후보들이 서울·수도권 지역구 현역의원이란 점에서 경선 때마다 순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단 평가가 나온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광주지역 경선에 앞서 대의원들에 친명 인사들이 주축인 더민주혁신회의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결성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에 빗대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고 호소하며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김 후보는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 군내 사조직이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며 "이들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것은 대의원 가중치를 낮추는 제도적 변경 덕분이었다. 정당 활동 경험이 적은 팬덤을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의사결정에 동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 혁신회의는 성명서를 내고 "지지율 제고를 위한 말이라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다"며 "낡은 엘리트 정치 사고방식에 머물러 지난 총선 당원들이 주도한 공천혁명의 맥락을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김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전남지역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회의를 하나회에 빗댄 연유를 묻는 말에 "혁신회의가 차기 지방선거에 대거 후보 공천을 하며 세력을 완성하려고 하는 것 같아 비유적으로 한 말"이라고 대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메시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다양성이 생명인 정당"이라며 "김 후보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런가 보다 해야 할 일"이라고 평했다.

민주당은 총 15차례에 걸친 지역순회 경선을 치른 뒤 다음 달 18일 전국 당원대회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본경선 결과는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된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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