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심장부’ 호남도 접수했다…최고위원 경쟁은 ‘혼선’

구민주 기자 2024. 8. 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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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북 84.79%‧광주 83.61%‧전남 82.48% 득표
김두관은 10%대 고전…‘20%대’ 저조한 투표율엔 ‘술렁’
최고위원 선두 경쟁 치열…‘명심’ 김민석, 정봉주 앞서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호남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연일 80%가 넘는 득표율을 얻으며 또 압승을 거뒀다. 권리당원 3분의 1이 몰려 있는 호남에서도 대세론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 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최고위원의 경우, 지역별로 1위 득표 후보가 바뀌면서 '수석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8·18 전당대회 지역순회 3주차인 4일 오후 이 후보는 전남 나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전남 지역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득표율 82.48%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15.66%, 김지수 후보는 1.87%를 얻었다.

이 후보는 앞서 전날 전북 지역에서 득표율 84.79%, 이날 오전 광주에서도 83.61%를 기록하면서 차기 당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 후보는 총 15차례 지역 경선 중 10곳에서 경선을 마친 현재, 90%에 육박하는 누적 득표율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가운데 39.7%가 몰려 있는 수도권 경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의 권리당원 규모는 전체 33.3%를 차지한다.

이 후보는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윤석열 정부 실정과 자신의 민생 비전을 부각했다. 그는 "권력을 국민과 국가가 아니라 사적 이익과 자기 집단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쓰는 것을 우리 손으로 반드시 고치자"고 강조했다. 앞서 광주에선 광주를 자신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표현하며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줄임말)'나 다름없던 공장 노동자 이재명을 민주주의 생각하는 한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투사로 만들었고 민주당의 지도자로 키워줬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재검토·금융소득투자세 유예론 구상을 "부자 감세"라고 규정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광주에선 "당 대표가 되면 이 후보를 비롯해 많은 차기 대선주자들을 함께 키우겠다. 전남 출신 임종석 비서실장, 전북 출신 박용진‧김부겸‧이탄희도 있고 많은 후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가 다른 주자들의 이름을 나열하자 현장에서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봉주(왼쪽부터)·민형배·김민석 후보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 경쟁이 이 후보로 기울고 있는 반면, 최고위원 경쟁은 1위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연일 혼선을 빚고 있다. 전날 전북에선 지역 출신인 한준호 후보가 깜짝 1위(21.27%)를 기록해, 낙선권에서 단숨에 누적득표율 당선권에 올랐다. 이날 광주와 전남에선 광주 지역의 유일한 재선 의원인 민형배 후보가 연이어 1위(광주 27.77%·전남21.68%)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역 경선마다 선두가 바뀌어 누적 득표율 순위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른바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등에 업은 4선 김민석 후보가 원외 정봉주 후보를 밀어내고 누적 1위로 올라섰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0일 경선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민석 후보가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나. 이상하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고, 이후 지지층 사이에서 김 후보가 '명심'이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편 전당대회에 대한 당원들의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져 당내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텃밭' 호남에선 투표율이 20%대로 내려앉으면서 지역에서도 '충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전북 경선에서의 권리당원 투표율은 20.28%, 이날 광주는 25.29%, 전남은 23.17%를 기록했다. 이번 전당대회 지역 순회경선에서 부산(42.07%)과 대구·경북(52.23%)에서만 투표율 40%선을 넘겼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30% 내외로 대체로 저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투표권 행사를 독려했지만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차갑게 식은 모습이다. 당 대표 '확대명' 기류와 '친명 일색'의 최고위원 후보, 강성 지지층 주도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순회 경선은 오는 17일 서울에서 종료되며, 이튿날인 1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최종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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