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의료기기’…최근 5년간 수출 연평균 8% 증가

김경학 기자 2024. 8. 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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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이 다수…수출 확대 위해 선택과 집중 필요”
지난해 3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3)에서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의료기기 수출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특수를 얻었던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하면 2019년 이후 연평균 8%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기기의 경우 중소·중견기업이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을 중심으로 차세대 수출 주도 품목으로 육성·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가 발간한 ‘의료기기 전략 품목과 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의료기기 수출액은 지난해 5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92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37%가량 하락한 규모다.

그러나 팬데믹 종료 뒤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한 의료기기 수출액은 2019년 36억달러에서 지난해 50억달러로 늘었다.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한 규모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보고서는 “연평균 성장률 8.4%로 피부과용 레이저 기기, 임플란트, 초음파 영상 진단기, 치과용 엑스선 기기 등 품목이 수출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지역도 중국 의존도가 줄고 남미와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2019년 15%에서 지난해 11%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 수출의 절반이 임플란트로, 특정 품목 집중도가 심화해 향후 수출 여건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 브라질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1.4% 증가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시장에서도 임플란트·치과용 엑스선 기기 등의 실적이 양호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최근 5년간 가장 수출 비중이 큰 지역은 미국으로, 지난해 수출의 17.2%가 미국에 수출한 것이었다.

수출액이 큰 상위 10대 의료기기 품목 중 9개 품목의 경우,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의료기기 산업이 신성장 산업이 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선영 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 과장은 “최근 임플란트, 치과용 엑스선 기기와 같은 제품들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에도 신성장 동력 확보와 수출 확대의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을 면밀하게 선별해 차세대 수출주도 품목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잠재력을 지닌 46개 품목 중 수출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호조’, ‘잠재 유망’, ‘중점관리’ 3개 품목군으로 구분했다. 현재는 수출 호조를 보이지만 향후 경쟁 심화에 대비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야 할 ‘호조’ 품목으로 임플란트, 엑스선 기기 부품, 치과용 엑스선 기기, 치과용 기기, 콘택트렌즈 등이 꼽혔다. 성장성이 높지만 수출 경쟁력 개선이 필요한 ‘잠재 유망’ 품목으로는 체성분 분석기, 환자 감시 장치, 혈압 측정기 등 전기식 진단기기라고 밝혔다. 이밖에 안과용 기기, 주사기, 컴퓨터 단층촬영기(CT) 등도 잠재 유망으로 선별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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