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메달리스트’된 김원호, ‘올림픽 메달리스트’ 약속 지킨 정나은…역사가 된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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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이 나란히 어머니를 떠올렸다.
김원호는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에 이어 메달을 따내며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김원호-정나은은 2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다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정쓰웨이-황야충(중국)에게 0-2(8-21 11-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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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이 나란히 어머니를 떠올렸다. 김원호는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에 이어 메달을 따내며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건 정나은은 ‘금메달리스트’라고 딸의 번호를 저장했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원호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길 감독의 아들이다. 길 감독은 이 대회 여자 복식에서는 은메달을 따냈고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전설이다. 만약 김원호가 우승했다면 사상 첫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지만 아쉽게 ‘모자 메달리스트’에 만족해야 했다.
김원호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보고 올림픽의 꿈을 키웠다”며 “솔직히 결승에 오르면서 욕심이 나긴 했다”고 웃었다. 이어 “엄마가 올림픽 메달을 색깔(금, 은, 동)별로 다 갖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며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기뻐했다. 김원호는 “엄마가 ‘올림픽 무대는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며 “이제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나은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정나은 어머니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나은은 “어머니가 휴대전화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라고 제 번호를 저장해 뒀다”며 “엄마와 약속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지금은 엄마가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 같다”고 울먹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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