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40도 육박…'사상 최악' 2018년 폭염 재연되나
최소 열흘은 더 지금처럼 무더울 전망입니다.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밤마다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씨는 최소한 광복절 무렵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이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서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현재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을 덮고 있습니다.
'이중 고기압'이 이불처럼 한반도를 뒤덮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티베트고기압이 차지한 대기 상층은 고기압권에서 발생하는 '단열승온' 현상에 따라, 중하층은 북태평양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내리쬐는 햇볕에 공기가 달궈지면서 기온이 높습니다.
'단열승온'(斷熱昇溫)은 단열 상태에서 공기의 부피를 수축시키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대기 하층부터 상층까지 전 층에 뜨거운 공기가 가득 찬 상황입니다.
전날 경남 양산 최고기온이 39.3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시 49분쯤 경기 여주 점동면 기온이 39.0도까지 올랐습니다.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지역이 연이어 나오면서 2018년 8월 이후 6년 만에 '40도대 기온'이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제주 한라산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기상청은 현재 폭염을 일으킨 기압계에 당분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기상청은 오늘(4일) 오전 10시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7~14일 기온이 아침 23~27도, 낮 30~36도로 평년기온을 웃돌며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오르고 밤마다 열대야인 상황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1994년과 2018년에도 지금처럼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1994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2018년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더 강하고 폭넓게 발달했습니다.
2018년 폭염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이유입니다.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래 최고기온이 기록된 해도 2018년입니다.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는데, '처음 나타난 수치'에 기상청 직원이 현장에 가서 '참값'인지 검증하기도 했습니다.
기온이 40도 이상을 찍은 사례는 여태까지 총 7번입니다.
지난 1942년 8월 1일 대구(40.0도) 사례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2018년에 발생했습니다.
2018년 기온이 40도 이상인 사례는 1번을 빼면 모두 8월 1일 사례로 2018년 8월 1일 서울 기온도 아직 서울 기온 역대 최고치인 39.6도까지 올라 40도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당시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2018년 여름 장마는 7월 11일에 매우 일찍 종료했습니다.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무더위도 일찍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7월 24일 제10호 태풍 암필이 중국에서 소멸하면서 태풍에 동반된 고온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폭염이 심화했습니다.
이후 7월 29~31일 일본에서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약화해 국내로 동풍이 불어 들면서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습니다.
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며 한층 뜨거워져(푄 현상) 산맥 서쪽의 더위를 부추긴 것입니다.
올여름 폭염이 2018년 폭염에 못 미치는 이유를 하나 꼽으면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열을 수송하는 '태풍'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아직 8월 초로 여름이 길게 남아 있어 올여름 폭염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여지가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포개진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열이 들어오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 즉 열이 계속 축적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현재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최성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두 고기압 세력이 가장 강할 때 폭염도 최성기에 이르는데, 8월 초에 두 고기압이 최성기를 맞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 심한 폭염이 닥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이강 기자 lee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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