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갑자기 흑인 됐다” 트럼프의 인종차별 발언에 “공화당도 악몽”

2024. 8.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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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쟁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인신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풍자'라고 일축하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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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조지아 주립대학교 컨벤션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쟁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인신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트럼트 전 대통령의 인종 정체성 발언을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불필요하고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몇년전 갑자기 흑인이 됐다고 주장한 데 이어 다음날인 1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해리스 부통령 사진을 올리고선 "인도 혈통에 대한 당신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고 조롱했다.

첫 여성 대통령이자 인도계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 문제를 거듭 지적한 것이다. 오랜 공화당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첼은 “왜 인종에 대한 질문으로 복잡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바이든 경제 정책과 국경 문제로도 승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떠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불법 이민과 인플레이션을 부각해 해리스 부통령을 이긴다는 트럼프 선거팀의 목표에도 불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48시간 동안 이러한 메시지에서 벗어나 인신공격이라는 더 익숙한 영역으로 반복적으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흑인 명문대학인 하워드대를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새로운 버서리즘(Trump's new birtherism)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이번 공격이 "이미 박빙의 레이스로 마음이 어지러운 공화당원들에게는 악몽(nightmare)"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입장에선 해리스를 때릴 절호의 기회지만 부동층의 마음을 떠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서리즘'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을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상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적법한 지위에서 끌어내리려는 수년간의 운동과 함께 시작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제 공화당원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이 부동층을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대선 유세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풍자'라고 일축하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도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피부색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인종 문제를 건드렸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커졌다. 2024년 기준 미국인 12% 이상이 다인종인만큼 트럼프 발언이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여론조사원 프랭크 런츠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나온 뒤 부동층 유권자 그룹을 분석한 결과, 성별 관련 비판론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에게 취약점이 될 수 있는 반면 인종에 기반한 공격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동층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츠는 "아무도 (인종에 기반한)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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