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오늘부터 휴가…휴가지서 ‘방송 4법’ 거부권 행사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외공관장 신임장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닷새 예정의 여름휴가에 들어가, 휴가지에서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5일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윤 대통령이 5일부터 휴가를 간다.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두세 지역을 옮겨 다니며 시장에서 현장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방송 4법은 휴가주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6일 한덕수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안이 의결되면 전자결재로 즉시 이를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휴가를 시작하는 5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지난 3일까지 노란봉투법 처리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했다. 8월 임시국회는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국민의힘과는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 쪽은 “필리버스터까지 끝났는데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기다릴 명분이 없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함께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노란봉투법과, 앞서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휴가에서 돌아온 뒤) 그 다음주에 두 법의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