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피해 키운 선정산대출 확대…은행권, ‘티메프 리스크’ 몰랐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입점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부 은행이 선정산대출 한도를 늘리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현재 주요 은행 가운데 선정산대출 상품이 있는 곳은 케이비(KB)국민은행, 에스시제일은행, 신한은행 정도다.
특히 이들 은행 가운데서도 에스시제일은행이 큐텐그룹 계열사 입점업체를 상대로 선정산대출을 많이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큐텐의 매출 늘리기와 은행의 대출 영업이 맞물려 판매업체만 빚을 떠안았습니다.”(티몬월드 셀러)
“대출 한도가 적다는 판매업자들이 많아 한도를 늘린 겁니다.”(에스시(SC)제일은행)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입점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부 은행이 선정산대출 한도를 늘리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정산주기가 돌아올 때까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출 상품의 수요가 컸다고 맞선다. 금융당국은 선정산대출 집행 실적이 많은 에스시제일은행의 영업 정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4일 현재 주요 은행 가운데 선정산대출 상품이 있는 곳은 케이비(KB)국민은행, 에스시제일은행, 신한은행 정도다. 국민은행은 2018년, 에스시제일은행은 2020년,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상품을 출시했다. 이 기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8년 113조원에서 지난해 229조원으로 5년 만에 2배로 커졌다. 시장 성장에 발맞춰 대출상품이 출시돼 온 모양새다.
특히 이들 은행 가운데서도 에스시제일은행이 큐텐그룹 계열사 입점업체를 상대로 선정산대출을 많이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은행연합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티몬·위메프·티몬월드에 대한 에스시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신규취급액은 올해(7월25일 기준) 3649억원으로, 국민은행(7월24일 기준, 203억원)·신한은행(7월28일 기준, 3억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은행권에서는 에스시제일은행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들에 비해 영업 기반이 약한 에스시제일은행이 기업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기업이 정산을 대출로 메꾸지 않겠느냐. 리스크가 없지는 않았던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는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서 해당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을 기반으로 대출을 내어준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의문이 나온다. 은행들은 선정산대출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차주인 입점업체들의 신용도와 함께, 전자상거래 업체의 현금 흐름 등도 함께 확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매출채권이라는 담보가 있는 데다 티메프 사태 이전까지는 유사한 문제도 없었던 만큼 은행들 입장에서는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전자상거래가 잘 돌아갔고 담보도 있는 대출이어서 은행이 이번과 같은 리스크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시제일은행 관계자는 “필요가 있다고 하니 상품을 만든 것이고, 한도를 늘린 것도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소상공인에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양궁 금 쓸어담은 한국…김우진, 4.9㎜ 차이로 역사를 쐈다
- ‘3관왕’ 김우진 “메달 땄다고 젖지 말라, 해 뜨면 마른다”
- 극한 선발전 뚫은 신궁들, 파리에서 ‘불패 신화’를 쏘다
- ‘여행’에 몰린 티몬·위메프 피해…“상품권만큼 판매 독려 심했다”
- 호남서도 압승 ‘확대명’…당내선 ‘이재명 2기 체제’ 터닦기
- 안세영 “낭만 있게 끝내겠다”…생애 첫 올림픽 결승 각오
- IOC, 여성 복싱 ‘XY 염색체 논란’ 일축…“친러 복싱협회의 모략”
- 애플 광고 ‘감수성 오작동’…창작도구 짓이기더니 이번엔 태국 비하
- 독대 없었던 윤-한 90분 회동…정책의장 사퇴 갈등으로 냉기 확인
- [단독] 체외수정 경험 여성 5명 중 1명 “과배란 유도 부작용 겪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