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탓 살인이라 안 했다? KBS '스모킹건' 해명에 "재답변하라"

금준경 기자 2024. 8. 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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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모킹건'이 한 사건을 다루며 게임 탓에 아내를 살인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시청자 청원에 KBS가 답변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왜곡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다시 청원이 이뤄졌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회장 이철우)가 지난 7월12일 등록한 <'스모킹건' 방송의 게임탓 논란에 관한 시청자 청원에 대한 재답변을 요청드립니다> 청원은 4일 기준 마감일이 일주일 남았지만 청원 참여자 1만3344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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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게임이 범행의 정신적 배경" "게임처럼 현실 리셋" 등 표현
KBS 해명 입장 냈지만 방송 내용과 차이 있어 재답변 청원 촉구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지난 6월 방영된 KBS '스모킹건' 갈무리

KBS '스모킹건'이 한 사건을 다루며 게임 탓에 아내를 살인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시청자 청원에 KBS가 답변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왜곡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다시 청원이 이뤄졌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회장 이철우)가 지난 7월12일 등록한 <'스모킹건' 방송의 게임탓 논란에 관한 시청자 청원에 대한 재답변을 요청드립니다> 청원은 4일 기준 마감일이 일주일 남았지만 청원 참여자 1만3344명을 기록했다. KBS 시청자청원은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달성돼 KBS에 답변 의무가 생긴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청원에 대한 답변은 문제제기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되지 않았음은 물론 게임을 이용하거나 업계에 종사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나 재발방지의 뜻 조차 포함되지 않은 무성의한 답변”이라며 “프로그램의 내용을 넘어 시청자권익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6일 방영된 KBS '스모킹건'은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남성의 사례를 다루며 “게임이 범행의 정신적 배경이 된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방송에선 과거 게임중독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게임과 살해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특히 전략 게임을 즐겼다는 점을 부각하며 “게임에서처럼 현실성이 떨어지는 과잉포장된 목표를 세워놓고 전략적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남편에게 게임은 현실회피”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게임 세계에선 지금까지 한 게 마음에 안 들면 기존 세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다. 바로 리셋을 할 수 있는 거다. 남편은 이 리셋을 게임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해버리고 싶었던 거 같다”고 했다.

▲ 지난 6월 방영된 KBS '스모킹건' 갈무리
▲ 지난 6월 방영된 KBS '스모킹건' 갈무리

그러자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회장인 이철우 변호사 명의로 지난 6월 첫 번째 청원을 통해 해당 사건 판결문에 '게임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대법원 판결문은 게임을 언급하며 “살인의 동기로는 매우 미약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선 학업 스트레스와 아내의 잦은 불만과 잔소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 현실도 게임처럼 리셋할 수 있다는 전공의 개인의 망상에 가까운 추정을 객관적인 살인의 동기인양 설명한다”고 비판했다.

KBS는 지난 7월 시청자청원 답변을 통해 “게임을 범행의 '결정적 동기'로 단정하지 않았다. 다만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추론과 해석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KBS는 “'리셋'이라는 단어는 게임 외 여러 분야에서 관용구처럼 사용되는 흔한 표현이며 이미 스모킹건의 다른 편에서도 사용한 바 있다”며 “게임을 염두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두 번째 청원글을 통해 “실제 방송 분량 중 많은 비중이 '남편의 게임 이용'에 할애되어 있었으며, 전문가의 설명과 패널들의 반응 또한 게임을 강조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리셋'용어와 관련해선 “어느 시청자가 보더라도 게임에서의 리셋 개념을 살인의 동기로 추정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방송에서 한 점을 지적했다.

해당 방송분을 보면 KBS측 해명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방송은 게임을 여러 동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뤘고, 전략 게임을 한 점과 살인의 계기를 연관지었다. '범행의 정신적 배경'이라고 언급해 살해와 연관이 큰 것처럼 다루기도 했다. 방송에선 “인생은 게임처럼 리셋이 될 수 없다”며 '리셋' 표현을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관 지어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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