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실적 악화…배터리 셀·소재사 모두 "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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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실적이 악화한 배터리 셀사와 소재사들이 앞다퉈 새 먹거리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강조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ESS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며 "전기차 관련 투자는 속도를 조절하고 ESS 투자는 늘려, ESS 수요 증대에 대응하면서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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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실적이 악화한 배터리 셀사와 소재사들이 앞다퉈 새 먹거리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강조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셀사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ESS 전략을 발표했다. ESS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다. 최근 태양광·수력·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시장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글로벌 ESS 시장이 2021년 110억달러(15조원)에서 2030년1620억달러(357조원)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가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의 기대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사업에 힘을 주기로 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2분기에도 ESS는 출하량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ESS에 상당히 방점을 두고 수주와 여러가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에 따른 매출 확대 기회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에 기존 전기차 생산라인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ESS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삼성SDI도 2분기 자동차 전지 사업의 부진 탓에 전체 영업이익이 38% 줄었지만, ESS 영업이익이 되레 늘었다. ESS 사업은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삼성SDI는 ESS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미리 담아, 전력망에 연결하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을 내세워 ESS 시장을 공략 중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AI 산업 성장에 따라 ESS 수요도 동반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수요 증가와 함께 당사 비즈니스 기회가 빠르게 늘고 있고, 현재 대형 전력회사들과 긴밀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미 시장에서도 SBB의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분위기는 배터리 소재사들도 비슷하다. 양극재 회사인 에코프로비엠과 분리막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도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ESS'를 주요 먹거리로 언급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2분기 ESS 양극재 판매량이 전기대비 85% 증가했다"면서 "위축된 전기차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다변화를 추진 중이며, 이중 ESS를 다른 하나의 수요처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최근 들어 ESS 프로젝트 문의가 생겼다"며 "미국 태양광 회사와 ESS 분리막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ESS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며 "전기차 관련 투자는 속도를 조절하고 ESS 투자는 늘려, ESS 수요 증대에 대응하면서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겠다"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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