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도부 구성 마무리 박차…'애물단지 전락' 여의도연구원은?

박상곤 기자, 한정수 기자 2024. 8. 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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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민의힘, 이르면 5일 지도부 인선 '완료'…홍영림 여연원장 재신임 가능성에 당내 비토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2024.7.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우여곡절 끝에 정책위의장을 교체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번주 중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부총장, 대변인 등에 한 대표 본인 측근을 중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한 대표가 임명한 홍영림 원장을 재신임할 경우 '변화'를 강조하며 정책위원회 의장을 교체한 모습과 대비돼서다.

4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오전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 추가 인선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친한동훈)계 원외 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엔 7·23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국회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임 홍보본부장은 장서정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주요 당직자 대부분이 친한계로 채워지며 '친정 체제 구축' 속도가 탄력받는 셈이다.

한 대표가 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여연 원장 자리는 홍 원장이 유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시절 22대 총선을 앞두고 홍 원장을 "국내에서 유일한 여론조사 전문기자"라고 소개하며 여연원장에 임명했다. 여연은 국민의힘 산하의 정책연구소로, 국내 최초의 정당 정책 연구원이기도 하다.

다만 한 대표가 홍 원장을 재신임할 경우 당내 반발을 차분히 잠재우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기간을 거치며 여연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음과 동시에 당내에서 홍 원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월26일 여연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연구원 운영 실태와 홍 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성명서에서 노조는 "홍 원장은 1월 초 취임 후 직원 상견례를 제외하고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직원 전체 회의를 한 적이 없다"며 "다른 임명직 당직자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음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선 패배 후 여연 정책기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홍 원장이 여연 정상화를 위한 개혁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공감 정첵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2.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22대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서 홍 원장 재신임을 비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도권에 출마했던 한 국민의힘 인사는 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총선 당시 지역구 판세를 분석한 여론조사 결과나 보고서를 여연으로부터 공유받지 못했고 선거 전략 제시도 없었다"며 "(홍 원장이) 여론조사만 건드리면서 여연의 정책 기능은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가 '변화'를 강조하며 정책위의장을 교체한 상황에 홍 원장을 유임하는 게 합리적이지 못하단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홍 원장이 유임하면 한 대표가 처음 꾸리고 있는 인사 기준에 모순이 생기는 것"이라며 "총선 당시 정책위의장도 아니었던 정점식 의원에게 '변화'를 요구하며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나. 총선 과정에서 여연 관련해 말이 많았음에도 여연원장만 재신임하면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 측은 홍 원장의 재신임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강조한 여연 개편 작업에 착수함과 동시에 여연원장을 교체하기 위해 인선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홍 원장을 유임할지 말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어차피 한 대표 뜻에 따라 여연 개편 작업에 들어가면 그와 함께 여연 원장 인선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한 대표 당선을 도운 현직 의원이나 유경준·윤희숙 전 의원 등이 여연원장을 맡아야한단 의견도 나온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7월29일 여연을 △민심 파악 △민생 정책 개발 △청년 정치 지원 등 세 분야로 구분해 당 싱크탱크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한 대표는 분야마다 파트장을 둬 해당 분야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밑그림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연 원장 외 부위원장급이 2~3명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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