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계약 종료”가 퍼포먼스? 전소연, 왜 자꾸 논란으로 승부 보나[스경X초점]
그룹 (여자)아이들이 재계약 화두를 던지며 세 번째 월드투어의 막을 올렸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KSPO 돔에서 ‘2024 (여자)아이들 월드 투어 아이돌’ 서울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데뷔 7년 차를 맞은 (여자)아이들의 성장 서사를 담아, 데뷔곡인 ‘라타타’부터 ‘톰보이’ ‘퀸카’ ‘슈퍼 레이디’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등 이들의 전성기를 열어준 히트곡 퍼레이드로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2년간 공연에서 해보고 싶다고 했던 것들을 체조경기장(KSPO 돔)에 오면 할 수 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네버랜드(팬덤명)와 이 자리에 있으니 행복하다. 감사하다”며 꿈의 무대 중 하나인 KSPO 돔에 입성한 소감을 전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음향 및 스크린 사고 등 돌발상황도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는 라이브 퍼포먼스로 7년 차 내공을 가감없이 발휘하며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공연 후 멤버 소연의 특정 퍼포먼스가 이슈가 됐다. 멤버 각자의 역량을 보여주는 솔로 무대가 펼쳐진 가운데, 소연이 ‘Is this bad b****** number?’ 무대 중 ‘계약 종료’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해당 무대에서 호피 무늬의 전신 수트를 입고 등장한 소연은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함성을 자아내더니, 이내 힙합 스타일의 패션으로 변신하고는 “시X 눈치 따위 봐야 하나”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는 직설적인 가사의 랩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단순 퍼포먼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여자)아이들의 재계약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아닌 내년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데뷔로 7주년을 앞둔 만큼, ‘재계약’이라는 말이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다. 뜨거운 인기에도 7주년을 넘기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그룹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로 옮겨가더라도 각 소속사에서 완전체 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전원이 모여 활동하기는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지난 2022년 발매한 ‘톰보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퀸카’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나가며 이제 막 도약을 시작한 그룹이다. 콘서트를 통해서도 성장 서사를 보여줬던 만큼 다음 활동이 기대되는 가운데, 재계약 언급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멤버들이 여러 콘텐츠를 통해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비쳐왔던 것이 팬들의 걱정을 덜고 있지만, 실제로 재계약을 앞두고 ‘공연 퍼포먼스’라는 이유로 쉽게 이를 언급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당당한 여성’을 서사로 보여주며 인기를 얻어온 이들이 자꾸 논란으로 이슈화되는 점도 안타깝다. (여자)아이들은 앞서 ‘와이프’의 선정적 가사가 논란이 되며 화제를 모았고, 최근 발매한 신곡 ‘클락션’은 무대 의상이 선정성과 동시에 적십자기 무단 사용으로 논란을 빚어 주목받았다.
리더인 전소연을 주축으로 자체 프로듀싱을 이어오며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정체성을 성립하며 호응을 얻었던 가운데, 점점 더 자극적인 표현법에 초점을 맞추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활동이 아닌 논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방향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여자)아이들은 서울 공연에 이어 홍콩, 일본, 미국, 태국, 호주 등 전 세계 14개 도시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투어를 마칠 때쯤엔 연말을 맞을 예정으로, 내년으로 이어질 (여자)아이들의 행보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시선이 모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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