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절반 여름휴가 포기…이유는 '비용 부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아
'휴가 기간 일하라' 갑질 사례도

인천공항 출국장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직장인들 2명 중 1명 이상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올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4일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2024년 여름휴가 계획'을 설문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있다'는 응답은 48.5％, '없다'는 20.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31.1％로 집계됐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유보한 51.5％(515명)의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묻자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라는 답변이 5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휴가비용이 부담돼서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51.8％)보다 비정규직(61.9％), 상위 관리자(50.0％)보다 일반사원(61.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개인 연차를 사용해 휴가를 신청했음에도 사용자가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업무량이 많다는 이유로 휴가 기간에도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휴가 갑질' 사례도 상당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 김도하 노무사는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음에도 사용자의 연차 시기 변경권을 남용하거나, 사업주의 여름휴가 사용 시기에 맞추어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의 일이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반복돼 벌어진다"며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개선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적 보완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