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수해’ 남쪽 지원 거부한 김정은…푸틴엔 “감사, 필요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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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하순 압록강 수해와 관련한 우리 정부와 러시아 정부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거절하면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였다.
우리 쪽 지원 제안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일축한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원을 제안한 사실은 노동신문에 자세히 보도한 뒤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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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하순 압록강 수해와 관련한 우리 정부와 러시아 정부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거절하면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였다. 우리 쪽 지원 제안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며 일축한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원을 제안한 사실은 노동신문에 자세히 보도한 뒤 “감사”를 표했다. 남쪽을 “철저한 타국, 불변의 주적”으로, 러시아를 “가장 진실한 벗”이라 여긴다는 태도의 연장이다.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재난 상황에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쌓여온 적대 감정과 대북전단·오물풍선을 주고받으며 고조된 갈등 탓에 남북이 협력의 길을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4일 “뿌찐(푸틴) 대통령 동지는 서북부 지역에서 큰물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위문과 지지를 표시하며 피해 복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속히 제공할 용의를 표명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가장 어려울 때 진정한 벗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만약 앞으로 도움이 필요로 될 때에는 가장 진실한 벗들, 모스크바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위원장은 “현 단계에서 이미 세워진 국가적인 대책·계획에 따라 피해복구 사업이 진척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은 러시아 쪽의 지원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외부 지원은 거절하면서 자체 역량을 동원한 복구 작업을 거듭 독려하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7월29~30일 신의주 수해 현장의 전용열차에서 연 노동당 중앙위 8기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우리는 위기 앞에 항상 용감했고 공세적이며 언제나 기적만을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은 4일 “전국적으로 수많은 당원들과 청년들이 피해복구 전역에로 달려나갈 것을 열렬히 탄원하고 있다 ”며 , 평안남도 당원 13만510여명 , 황해북도 당원 11만여명 ,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소속 청년 18만9350여명 등이 피해 복구 지원을 ‘자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지원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한 것과 달리 남쪽의 지원 제안엔 “한국쓰레기들, 서울것들” 운운하며 적개심을 표출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2일 수재민 구조 작전을 펼친 공군부대 방문 연설에서 “재해 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강조했다고 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우리 정부가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회견을 통해 “긴급 물자 지원”과 남북 적십자사 접촉을 제안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무시’ 전략이다.
대신 한국 언론의 이번 수해 보도에 대해선 맹렬히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 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 한국 쓰레기들의 상습적인 버릇과 추악한 본색을 신랄히 지탄”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수해와 관련한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를 대남 적개심 고취의 불쏘시개로 쓴 것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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