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름’ 한달 새 공포지수 100% 가까이 폭등…美대선 있는 해 3분기 뉴욕증시 어땠을까?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8. 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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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대선 효과 기대감에도
뉴욕증시, 2020년 이후 최악장세
미국 일자리·제조업 악화 조짐 속
변동성 지수 한 달 새 93% 폭등
버핏, 대형주 팔고 또 현금 쌓아
2분기 애플이어 최근 뱅오아 매도
2000년 후 대선 열린 해 주식시장
경제환경 따라 3분기 흐름 엇갈려
오는 5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 민주당 사실상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 제공=해리스 부통령 X 계정]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 침체 불안 탓에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악의 하락을 경험한 가운데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가 한 달 여 만에 100%가까이 뛰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현금을 역대 최대 규모로 보유 중이라는 소식이 딸려나오면서 대형 기술주 추가 하락 변수로 작용할 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애플 올해 주가 흐름
3일(이하 현지시간) 버크셔는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4~6월) 애플 보유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현금 보유 비중을 역대 최고치로 늘렸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약 842억 달러(약 115조원) 어치로 작년 말(약 1743억 달러) 대비 6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앞서 버크셔 측은 올해 1분기에 애플 지분 약 1억1500만 주를 내다 팔아 애플 지분 가치가 1354억 달러로 줄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말 버크셔 현금 보유액은 총 2769억 달러로 늘어 또다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버크셔가 대형주를 내다 팔고 현금 보유 투자 행보는 이달 중순 이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된 것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앞서 버크셔는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식을 지난 달 17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총 38억 달러어치 매도했다고 이달 1일 공시하기도 했다. 해당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6% 넘게 떨어졌다.

통상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소매 사업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순이자수익(NII)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더해 경기 침체가 따르면 개인이나 영세 기업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은행 소매 사업 부문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통상 대선이 있는 해에는 뉴욕증시가 상승장이라는 월가 분석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는 침체 리스크가 연달아 고개 든 탓에 공포 장세가 연출됐다.

올해 변동성지수 VIX 흐름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 VIX는 하루 만에 25.82% 올라 23.39 를 기록했는데 최근 한 달 간 93.47% 뛴 수준이다.

경기 침체 우려는 지난 달 24일 S&P글로벌이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를 기준치 50을 밑도는 49.5로 발표한 것을 전후해 부각됐다.

S&P글로벌이 집계한 6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1.6이었다.

당일 미국 대표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가 각각 하루 만에 2.31%, 3.65% 떨어져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순환매에 따른 매수세가 집중됐던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도 2.13% 하락하는 등 시장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산된 가운데 VIX 도 22.55% 급등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중장기물 국채 바이백을 모두 거절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유동성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지난 5월 말 시행에 나서 주목 받은 바 있다.

이어 이달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7월 미국 제조업 PMI가 이전 달인 6월(48.5)에 비해 더 하락한 46.8로 집계됐다고 밝히고, S&P 글로벌이 같은 날 발표한 7월 제조업 PMI확정치도 49.6라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방 압력이 한 차례 더 부각됐다.

다음 날인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일자리 보고서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7월 미국 비농업 민간 고용은 전달 대비 11만4000명 늘어 증가폭이 평균 수준을 밑돌았고, 실업률은 전달(4.1%)보다 높은 4.3% 를 기록해 2021년 10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나스닥100 지수 올해 흐름
지난 1~2일 이틀간 S&P 500 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약 3%, 5% 추가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100 지수는 2일 마감 시세 기준 연고점(7월 10일 2만675.38)대비 10% 이상 떨어진 수준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

중소형주 러셀2000지수 역시 이틀간 6% 넘게 급락한 가운데 VIX 는 같은 기간 40% 가까이 뛰었다.

경기 침체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확률을 66.4% 로 잡았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빅스텝 예상’도 고개 드는 모양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뉴욕증시가 최악의 하락장세를 겪는 데 대해 월가에서는 전형적인 조정이 단기에 빠르게 일어나는 것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측은 이달 2일 보고서를 통해 1929년 이후 주식 시장 흐름을 보면 통상 일 년에 세 번 정도의 하락장이 나왔으며, 시장이 평균적으로 1년에 10% 정도의 조정을 경험하곤 했다는 점에서 최근 지수 하락이 정상적인 조정이라고 언급했다.

애덤 턴퀴스트 LPL 파이낸셜 수석 기술 전략가는 “그간 과매수 상태였던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세상의 종말이 온 것처럼 받아들이지만 강세장 이후 조정장은 매우 정상적”이라고 진단했다.

대선 효과와 관련해 투자사 파이퍼샌들러 측은 같은 날 메모를 통해 “대선이 있는 해 S&P500 지수 연간 상승률이 7% 정도였다”면서 “대선이 있는 해라 하더라도 선거 전에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가 하락 후 연말로 다가설 수록 반등하곤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2일 기준 S&P 500지수는 올해 연중 13% 상승률을 기록해 이미 7% 를 훌쩍 넘은 상태다.

뉴욕증시는 통상 매년 3분기(7~9월)가 비수기로 통한다.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주식시장도 약세장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0년 이후를 보면 대선이 있는 해 3분기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는 대선보다는 경제 상황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닷컴 버블 붕괴가 있던 2000년과 여파가 이어진 2004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은 미국 대선이 치뤄진 해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도 3분기에 두 지수가 모두 하락했고 S&P500 지수보다는 나스닥 100지수 낙폭이 더 컸다.

이후 경제 상황이 나아진 2012년, 2016년, 2020년의 경우 해당 연도 3분기에 두 주가지수가 모두 상승했고, 나스닥100지수 상승폭이 더 컸다.

뉴욕증시가 들썩이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사실상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5일 러닝 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준은 오는 22~24일 연례 정책 행사인 ‘잭슨홀 미팅’을 연다.

월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 자리에서 실물 경제와 금리 향방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어 오는 28일 뉴욕증시 장 마감 후에는 ‘인공지능(AI) 간판 기업’ 엔비디아가 2025회계연도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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