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열심히 했다”, 황희태 감독이 말하는 한국 유도 재기 비결
“죽을 만큼 열심히 했다.”
한국 유도가 파리 올림픽에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메달(5개)을 수집한 질문에 대한 황희태 감독의 답변이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혼성단체전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개인전에서는 은메달 2개(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여자 57㎏급 허미미), 동메달 2개(남자 81㎏급 이준환·여자 78㎏ 이상급 김하윤)가 나왔다. 한국은 혼성단체전 동메달을 추가해 메달 5개로 올림픽을 끝냈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끊긴 금맥을 되살리진 못한 게 옥에티였다.
은메달리스트 김민종(23·양평군청)과 허미미(21·경북체육회), 동메달리스트 이준환(22·용인대)과 김하윤(24·안산시청)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안창림, 조구함 등이 은퇴하면서 생긴 공백을 잘 메운 젊은피들이다. 우리 선수들은 파리올림픽을 치르면서 강철 체력을 뽐냈다. 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체력적인 면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며 “일본보다는 체력이 좋고 유럽보다는 기술이 앞선다는 한국 유도의 특색을 잘 살렸다”고 자평했다.
체력이 곧 실력임을 입증한 게 최고령 안바울(30·남양주시청)이었다. 안바울은 한 단계 위 체급들과 맞서 서든데스까지 가는 투혼을 앞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안바울은 혼성단체전 16강(튀르키예), 8강(프랑스), 패자부활전(우즈베키스탄), 동메달 결정전(독일)을 치르는 동안 무려 35분 49초 동안 매트에 있었다. 안바울은 같은 체급인 무함메드 데미렐(튀르키예)에게 한판승했고, 한 체급 위인 조안-뱅자맹 가바(프랑스)를 상대로 5분 16초 혈투 끝에 반칙패했다. 무로존 율도셰프(우즈베키스탄)와는 12분 37초 동안 혈투를 벌인 끝에 상대 반칙패를 끌어내면서 팀의 4-2 승리를 확정했다.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매트를 두 번이나 밟았다. 다섯 번째 경기에서 9분 38초 혈투 끝에 패한 안바울은 이후 전체 스코어가 3-3 동점이 되면서 ‘끝장 매치’인 골든스코어 경기의 주자로 다시 매트에 올랐다. 체격 차이에 떨어진 체력, 이미 한 차례 패한 전적 등 안바울의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안바울은 5분 25초 연장전 끝에 반칙승을 따내면서 동메달을 확정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안바울은 후배들로부터 “안바울” 연호를 받았다.
세계랭킹 13위 안바울은 개인전 남자 66㎏급 16강전에서 구스만 키르기스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절반패 조기 탈락했다. 안바울은 “어느 때보다 개인전 준비를 잘해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근데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바울은 “체력은 괜찮았다”면서 “여기 있는 선수들 말고도 함께 훈련한 모든 선수가 진짜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회고했다.
황 감독은 프랑스 출국에 앞서 국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새롭게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감수했고 선배들도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며 “체력이 좋아야 성적을 낼 수 있음을 입증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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