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韓 비만치료제 시장… `위고비 vs 마운자로` 격돌[테크&포커스]

강민성 2024. 8. 4. 14: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삭센다·위고비 이어 세번째로
릴리 마운자로 국내 허가 획득
주사로 1년간 23% 감소 효과
제약들, 식욕 ↓ 포만감 ↑ 효능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 제품 이미지.

안 그래도 뜨거운 비만약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경쟁 약으로 꼽히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비만 치료제의 '블록버스터'인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위고비'에 이어 세 번째 허가다. 위고비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자로가 먼저 시장에 나올지 주목된다.

마운자로는 12개월간 무려 23%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비만약으로, 출시 1년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한국 법인인 한국릴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달 30일 마운자로가 주 1회 투여하는 방식의 피하 주사제로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허가로 한국릴리는 국내에서 마운자로를 판매 준비에 돌입할 전망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부족 사태를 빚고 있어 언제 출시가 될지 미지수다. 경쟁사 비만약 위고비 역시 지난해 4월 식약처가 정식 허가를 냈지만,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 출시를 미루고 있다.

◇주사로 20% 이상 감량… 위고비보다 효과 높아

마운자로의 체중 감소 효과는 12개월간 23%로 대중에게 높은 체중감량 효과로 화제를 모았다. 체중 감소 효과 20% 이상은 지방흡입 등 비만 수술과 맞먹는 수준이다.

마운자로는 인슐린 분비 자극 펩티드(GIP) 수용체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포만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식전과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포만감을 유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 운동 등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비만 환자들이 이 약을 통해 체중 감량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임상 3상 연구결과 모든 용량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량 결과를 보였다. 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 또한 마운자로군이 위약군보다 더 높았다. 마운자로 10㎎, 15㎎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10%, 15%, 20% 이상의 체중 감소 달성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연령, 성별, 인종, 기저 BMI(체질량지수), 혈당 상태와 관계없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또한 비만 치료제를 장기간 쓸 경우 투약 효과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마운자로 복용군은 88주차까지 초기의 체중 감소폭을 유지하고 5% 이상의 추가 체중 감소 효과까지 확인됐다.

올 초 미국 웨일 코넬 메디슨 종합 체중조절센터의 루이스 아론 교수 등이 진행한 비만 성인의 체중 감소를 위한 마운자로의 장기 효과 임상 결과에 따르면 36주까지 마운자로 투약군의 경우 평균 20.9%의 체중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운자로 사용 시 36주부터 88주까지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5.5%대로 나타났다. 36주차에 마운자로 투약을 중단한 경우 다시 체중이 불어나는 '요요현상'을 겪지만 투약을 유지할 경우 체중을 5.5% 추가 감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등도의 위장 증상이 나타났다. 마운자로와 삭센다, 위고비는 모두 GLP-1계열의 비만치료제이기 때문에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는 효능을 보인다.

◇위고비, 주 1회 투약으로 최대 15% 감량 효과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로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했는데, 위고비는 주 1회 투약으로 최대 15%의 체중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위고비 역시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위고비는 선풍적인 인기로 현재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CEO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급 상황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노보 노디스크와 경쟁업체의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수요가 상당 기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는 임상결과 56주간 약 8%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지만, 매일 1회 투약해야 하는 만큼 환자들의 불편이 있다.

다만 삭센다는 기존 식욕억제제처럼 뇌에 명령을 내려 식욕을 억제하는데도 향정신성의약품과 같은 의존 문제 위험이 크지 않아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삭센다는 임상시험에서 대상자의 체중을 평균 5~10%가량 감소시키며 '기적의 비만약'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연 16조… 진료비용 가파르게 늘어

비만약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이어진다면 삭센다와 함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16조원에 달한다.

최근 건강보험평가심사원이 발표한 '2017~2021 영양 결핍과 비만 통계'에 따르면 3년 전인 2021년 기준 비만 환자는 3만1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만4966명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또한 2021년 전체 성인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4.5%로 나타나는 등 복부비만 환자가 늘어나고, 증증 비만 유병률도 해마나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08년 이후 2021년까지 체질량지수(BMI)가 30~34.9㎏/㎡ 인 2단계 비만(중증 비만) 유병률이 매년 남자는 6.3%, 여자는 3.1%씩 증가했다. 비만 환자의 진료비도 2021년 238억원으로 2017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났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