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물류서도 ‘업계 최저 수준 운임’ 앞세워 몸집 불리기 골몰했다

유선희 기자 2024. 8. 4. 14: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경영하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취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경쟁 업체보다 낮은 운임 단가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큐익스프레스는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둔 물류업체로 티몬·위메프 등 큐텐이 공격적으로 확장한 계열사 물량을 토대로 미국 주식 시장 상장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큐익스프레스 누리집 갈무리

구영배 큐텐 대표가 경영하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가 취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경쟁 업체보다 낮은 운임 단가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큐익스프레스는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둔 물류업체로 티몬·위메프 등 큐텐이 공격적으로 확장한 계열사 물량을 토대로 미국 주식 시장 상장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류업계에선 “자본잠식 상태였던 큐익스프레스코리아가 외형적인 물량 키우기에만 골몰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4일 한겨레가 확보한 한 국내 물류업체의 ‘큐텐·큐익스프레스 사업현황’ 내부보고서를 보면, 큐익스프레스의 싱가포르·홍콩·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 ‘역직구 운임’은 지난해 기준 시장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역직구 운임은 한국의 상품을 해당 국가로 보낼 때 각 판매자에게 건당 부과하는 요금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경우, 큐익스프레스의 요금은 9200원으로 9713원인 업계 평균보다 건당 500원 이상 낮았다. 대만 역시 8200원으로, 업계 평균(1만1306원)보다 현저히 낮았으며, 베트남도 1만1500원으로 업계 평균(1만3178원)보다 낮았다. 말레이시아로 보내는 요금 또한 9500원으로 업계 평균인 1만639원보다 저렴했다. 이런 운임은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물류는 큐텐의 영역 확장에 핵심적인 사업이었다. 큐텐의 해외 판매자망과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능력, 각국의 플랫폼(티몬·위메프)을 연결해 글로벌 역직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판단이었던 셈이다. 큐텐은 2010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직구·역직구를 포함한 글로벌전자상거래(CBE) 모델을 도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만 자체적으로 배송까지 진행했을 뿐, 나머지 국가는 모두 다른 회사에 위탁하거나 파트너사를 정해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역직구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운임 단가를 경쟁사보다 낮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큐익스프레스코리아는 2022년 기준으로 734억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13%가 감소했으며, 영업손실도 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때 이미 큐익스프레스코리아는 유동부채가 1617억이나 됐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난달 최고 경영자를 구영배 대표에서 마크 리 신임 대표로 바꾼 뒤 지난달 27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사업현황 분석을 보면,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1위 업체라는 큐텐의 입지도 국내에 알려진 것보다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큐텐은 소피·라자다·아마존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며 활성고객 기준으로 싱가포르에서는 4위, 나머지 아시아 국가에서는 10위권 언저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