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등 무더기 통신조회···민주당 “검찰 앞세운 사정정치”
이재명 “통신조회 유행”, 추미애 “도 넘었다” 비판
검찰이 지난 1월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야권 인사들과 언론인을 상대로 무더기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을 앞세운 사정정치”로 규정하고 후속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검찰은 “적법하고 정당한 절차”라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검찰의 통신조회 규모가) 무려 3000명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며 “과거 군사정권이 안기부, 기무사를 앞세운 공안통치를 했다면 윤석열 정권은 검찰을 앞세운 사정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것”고 밝혔다. 검찰에서 통신조회 사실을 통지받은 이들에는 이 전 대표와 추미애 민주당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 전 대표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사후 통지’ 문자를 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지난 1월4일 ‘수사’를 목적으로 이 전 대표의 통신기록을 조회했다. 조회 주요 내용으로는 성명, 전화번호와 같은 통신사 가입 정보가 적시됐다. 문자 발신 번호는 ‘1301’(검찰콜센터)이었다. 추 의원도 같은 날 동일한 내용의 문자를 공개하며 “정치 검찰의 사찰이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반부패수사1부는 지난해 9월부터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통신조회 후 7개월이 지나서야 통보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전기통신사업법은 (조회 사실을) 30일 이내 통지하도록 규정한다”며 “4·10 총선 민심에 불을 지를까 봐 그동안 숨긴 것인가. 검찰의 이러한 행태야말로 심각한 선거개입이고 여론조작”이라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30일 이내’ 통지를 원칙으로 하되, 사법절차 진행 방해·사생활 침해·행정절차 지연 등의 우려가 있으면 최장 6개월 통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
민주당은 검찰의 무더기 통신조회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관련 사실이 드러난 만큼 내일(5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 “피의자 내지 참고인들과 통화한 것으로 되어 있는 전화번호의 ‘가입자’를 조회(한 것)”이라며 “통신수사를 병행하는 수사절차에서 당연히 행하는 적법하고 정당한 절차”라고 밝혔다. 이어 “(야당의) ‘사찰’ ‘표적 수사’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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