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조사에 AI칩 출시 연기…잇단 악재에 미끄러진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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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잇단 악재에 부딪혔다.
미국 기술주 투매 움직임이 큰 상황에서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와 수십조원어치 주문을 받은 차세대 AI 반도체의 출시 연기 소식이 잇따른 탓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주 고객사인 MS에 차세대 AI 반도체 B200의 출시 연기를 안내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AI 칩을 판매할 때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경쟁업체들의 신고를 받고 최근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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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잇단 악재에 부딪혔다. 미국 기술주 투매 움직임이 큰 상황에서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와 수십조원어치 주문을 받은 차세대 AI 반도체의 출시 연기 소식이 잇따른 탓이다. 이미 주가가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주 고객사인 MS에 차세대 AI 반도체 B200의 출시 연기를 안내했다고 보도했다. B200 생산 과정에서 설계 결함이 뒤늦게 발견되면서다.
B200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 아키텍처(설계방식)인 블랙웰 기반의 AI 반도체다. 블랙웰은 기존 H100, H200 칩의 기반인 호퍼의 뒤를 잇는 아키텍처로 최대 30대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진다. 블랙웰 기반 반도체들은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전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시 계획이 연기됨에 따라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대량 출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B200을 미리 주문한 주요 기술 기업들의 AI 전략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전쟁을 펼치는 기술 공룡 메타, 구글, MS 등은 첨단 무기인 B200을 수십조원어치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올해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만 밝히는 등 출시 연기와 관련 자세한 언급을 자제했다.
엔비디아는 2건의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에도 직면했다. 미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AI 칩을 판매할 때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경쟁업체들의 신고를 받고 최근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별도로 엔비디아의 런에이아이 인수 건도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에이아이는 GPU 성능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엔비디아가 4월에 인수했다. 이를 두고 엔비디아가 향후 AI칩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경쟁업체를 사들인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뉴욕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3주째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증시를 견인하던 엔비디아에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월10일 기록한 고점 대비 10% 넘게 떨어지면서 조정구간에 진입했다. AI 붐이 과장됐고 시장이 지나치게 일부 주식에 집중됐다는 평가에 엔비디아 낙폭은 더욱 가팔랐다. 6월18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35.58달러에 비하면 20% 넘게 미끄러졌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엔비디아를 둘러싼 회의론도 부각되고 있다.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최근 고객에 보낸 편지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거품이며 AI 기술도 과대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GPU를 지금처럼 대량으로 계속 구매할지는 회의적"이라며 "AI 역시 과대 평가됐고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거품이 언제 터질지에 대해선 엔비디아가 부진할 실적을 낼 때라고 내다봤다. 28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 시장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론을 섣불리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자산관리회사 나일스투자운용의 댄 나일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주가 하락을 이용해 엔비디아를 추가 매수했다"면서 "엔비디아의 성장세를 보면 주가는 그다지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분기에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빅테크들의) AI 확장이 끝나려면 적어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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