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해리스' vs '트럼프' 대결 확정...진보 흑인 여성 vs 보수 백인 남성
■ 진행 : 김정진 앵커
■ 출연 : 김선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게 됐습니다.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낙마로 선거일을 채 100여 일도 남겨놓지 않고 해리스 부통령이 바통을 넘겨받아 어느 대선보다 드라마틱한 곡선을 그리며 전개되고 있다. 김선희 해설위원과 미국 대선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미국 대선 대진표가 마침내 결정됐습니다. 해리스 대 트럼프 전 대통령. 남여 대결부터 여러 면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현지 시각 2일, 우리 시각으로는 어제 새벽입니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말씀하신 대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선출됐습니다. 지난 1일부터 민주당의 경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온라인 호명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투표가 시작된 지 2일차에 바로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필요한 대의원 과반표를 이미 확보하게 됐습니다. 원래 5일 동안 투표가 실시되는데 하루 만에 과반표 이상을 확보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지 12일만에 바이든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겁니다. 카멀라 해리스, 자메이카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미니 사이에서 태어났죠. 검사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까지 올라간 뒤연방 상원의원 거쳐2021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해리스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11월 5일 미국 대선은그야말로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인데요.
결과적으로 여성과 남성 또 흑인 아시아계라 유색인종 대 백인,50대와 70대, 진보와 보수 등 여러모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격전을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을 당하기도 했고 또 바이든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면서 지금 어느 대선보다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이 있었던 6월 27일, 그 직후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있었는데 TV토론에서 인지력 논란을 더 촉발시키고 확산시키는 결과가 됐죠. 거기에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사건까지 터졌습니다. 그런데 당시 피습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의연한 대처로 인해서 바이든의 입지가 더 좁아졌고요. 민주당에서는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그런 우려가 확산하면서 바이든의 사퇴를 촉구하는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 결국 바이든이 스스로 중도에서 하차하면서 해리스를 공식 지지했죠. 민주당 입장에서는 바이든이 여러 조사에서 열세를 보여왔던 상황이라 해리스를 중심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분위기가 좀 바뀐 걸 알 수 있는 게 여론조사 결과거든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는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박빙에서 해리스가 조금 앞서는 그런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그런 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7개 경합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봤거든요. 그랬더니 해리스가 보시는 것처럼 애리조나, 네바다, 미시간, 위스콘신 이렇게 4개 주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또로이터 통신과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이번에는 미국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봤어요. 그랬더니 해리스 43%, 트럼프 42% 나왔다고 합니다. 박빙이지만 어쨌든 오차범위 내에서는 1%포인트 앞선 것이죠. 또 다른 조사가 있습니다. 레드필드 앤 월튼 스트래티지라는 곳에서 성인으로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이때는 해리스 45%, 트럼프 43%를 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열기가 굉장히 뜨거워지면서 민주당에서는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에 도전했을 만큼이나 지금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열기가 뜨겁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 공화당은 이 같은 상승세 일종의 허니문 효과다.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그만큼 언론이나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축소하려고 하고 있죠. 왜냐? 여전히 다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해리스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어쨌든 민주당은 후보를 교체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고 싶어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분위기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또 선거자금입니다. 선거자금이 지난달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두 배 이상 모아졌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기자]
해리스 대선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선거 자금 모금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바이든이 후보를 사퇴하면서 나는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한 후부터 일주일 동안 무려 2억 달러 이상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이 2억 달러가 큰손들이 낸 게 아니고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지갑에서 소액 기부금들이 이만큼 많이 모였다는 거죠. 7월 한 달로 따져보면 3억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한 4200억 원 정도. 그런데 트럼프 캠프에서는 한 달 동안 1억3천만 달러라고 하거든요. 해리스, 트럼프 보다 2배 훌쩍 넘긴 것은 맞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트럼프 전 대통령 입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에 해리스 부통령을 보고 갑자기 흑인이 됐다, 이런 언급을 했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1일, 전미흑인언론인협회 행사에서트럼프가 이런 말을 했어요. "해리스는 인도 혈통만 강조해 왔다. 그러더니 어느 날 갑자기 흑인이 됐다""그녀가 인도계냐, 흑인이냐, 난 모르겠다"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해리스 같은 경우 인도계 어머니, 자메이카계 아버지 사이에서 낳았기 때문에 흑인이자 또 아시아계 혈통을 가지고 있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해리스는 식상한 분열의 언어를 쏟아냈다는서 무례하다고 일축하면서 자신은 평소 흑인인 게 참 자랑스럽다는 표현을 자주 해왔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사실 트럼프는 피격사건 이후에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는 그런 입장을 유지해 오다가 지금 보시는 것처럼 해리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니까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인종이나 정체성 관련 발언 자칫하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계속 보도해 드리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두 사람 TV토론 개최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가 먼저 SNS에서 선공격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9월 4일 TV토론을 하기로 했다. 장소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폭스뉴스와 하기로 했다. ABC방송 주관으로. 그런데 트럼프는 이에 대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어서 변경하자고 얘기한 건데요. 하나는 후보가 바뀌었다. 후보가 바뀌었으니까 날짜 바뀔 수 있다. 그러면서 왜 9월 4일이냐. 9월 6일부터 일부 주에서는 대선 조기 투표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투표를 하기 전에 유권자들한테 누가 후보로서 더 적합한지 TV토론을 통해서 보여줘야 되지 않겠냐. 그러니까 9월 4일로 시기를 앞당기자. 또 하나, ABC방송 주관은 어렵다. 왜냐? ABC방송 같은 경우는 나와 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충돌이 되는 문제가 있으니까 폭스뉴스에서 하자.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주 같은 경우 경합주 중의 한 곳이고 또 하나, 트럼프가 이 펜실베이니아 주 유세 중에 피습을 받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리스 캠프 측에서는 무슨 얘기냐. 원래대로 하자. 9월 10일 그대로 하고 ABC방송이 주관해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 같은 경우는 트럼프를 겨냥한 광고를 어떤 걸 냈냐면, 중범죄자는 토론을 두려워한다. 이런 광고를 내면서 트럼프를 압박했었거든요. 트럼프를 중범죄자로 그리고 해리스는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검사 대 중범죄자 이 구도로 선거를 이끌어가려는 민주당의 속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어떻게 보면 후보가 바뀌면서 대선판이 새롭게 짜여지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가 TV토론을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그런 기회로 보고 굉장히 신경전이 팽팽해지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같은 팽팽한 이번 대선 핵심쟁점 어떤 게 있을까요, 짚어볼까요?
[기자]
무엇보다 불법이민자 문제, 낙태 문제가 가장 뜨겁게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트럼프와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문제, 국경 문제, 불법이민자 문제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같은 경우는 경합주인 조지아주 유세 중에 이런 얘기를 했어요. 불법이민자 문제에 있어서 해리스가 책임이 있다. 자신이 집권을 하면 반드시 법질서를 회복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고요. 불법이민자를 자신이 집권하자마자 추방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바이든 정부의 실정 중의 하나가 불법이민자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민주당과 해리스는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와 독재 구도로 규정합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만약에 재집권한다, 그러면 미국 민주주의는 존폐의 위기에 빠진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낙태 문제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대법원이 보수화되면서 낙태권을 폐지했어요. 그래서 이 문제가 여성, 또 젊은층에서 굉장히 이슈로 뜨겁게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바이든을 공격했던 고령화 논란이 트럼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50대 해리스, 이미 세대교체론 꺼내들었는데요. 트럼프는 여기에 대해서 만약에 내가 인지력에 문제가 있으면 당장 후보 그만둔다. 그러면서 인지력 테스트를 해리스와 해 보자, 이런 역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할 수 있는 게 트럼프의 사법리스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미 4건의 형사사건에 기소됐고 그중에 1건은 유죄평결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범죄자 대 법집행자, 이런 구도를 노리고 있고.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민자 문제를 자기가 다스리기 때문에 자기는 준법자인 대통령이고 해리스는 불법이민자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면서 그런 대결구도로 지금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두 사람의 공방이 치열해질텐데요. 자칫 극단적 정치 혐오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해리스 공식 선출되면서 부통령 후보는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번 주말 동안 후보 면접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가 이번 주말에 직접 후보 6명을 면접한다라는 얘기가 여러 언론들을 통해서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러닝메이트 후보로 누가 압축됐는지 보니까 마크 켈리 상원의원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또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입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후보군 중의 한 명이고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지금 거론되고 있는 6명의 러닝메이트 후보 중 한 사람입니다. 모두 다 해리스 부통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백인 남성 정치인입니다. 이중에서도 샤피로 주지사와 마크 켈리 상원의원이 가장 유력한데요.
켈리 상원 의원 같은 경우 우주비행사 출신이라서 그런지 인지도 면에서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전통 기반인 노동계에서 공개적으로 켈리 상원의원을 거부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앞서 켈리 의원이 노조 결성하는 데 조건을 완화하는 법안의 지지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강력한 후보가 바로 샤피로 주지사인데요.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면서 펜실베이니아에서 상당히 인기가 높아요. 그래서 펜실베이니아의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래서 유력한데. 때마침 샤피로 주지사가 이번 주말 후원회 일정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후보는 아마 늦어도 5일까지는 확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6일부터 필라델피아을 시작으로 해리스가 경합주 7곳을 순회하는 일정을 펼칠 예정인데 첫날인 6일 새로 후보가 확정된 부통령과 유세를 하는 것이 가장 모습이 좋지 않을까 하는 예상. 또 하나는 8월 7일 전까지 부통령이 확정돼야 대선 투표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이 인쇄될 수 있는 일부 주의 선거법 때문에 적어도 8월 5일까지는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11월 5일 선거일이니까 석 달 정도 남긴 시점입니다. 후보가 바뀌는 전례 없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미국 대선 판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되는데요. 지금까지 김선희 해설위원과 함께 미국 대선 관련해서 이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선희 (sunny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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