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에서 하자" vs "원래대로 ABC"…미 대선 TV토론 신경전

송지유 기자 2024. 8. 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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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TV토론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1차(6월27일·CNN방송)에 이어 2차 토론이지만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선 대선 후보로 첫 토론이 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변경된 만큼 기존의 토론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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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합의 못하면 11월 대선 전 토론 무산될 수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TV 토론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TV토론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측이 새로운 일정과 방송사를 제시한 가운데 해리스 측은 기존 합의대로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 대선 전 대통령 후보 TV토론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과 9월4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TV토론을 하기로 폭스뉴스와 합의했다"며 "해리스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폭스뉴스 토론 현장을 타운홀 회견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초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은 오는 9월10일 월트디즈니 계열사인 ABC방송에서 TV토론을 벌이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1차(6월27일·CNN방송)에 이어 2차 토론이지만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선 대선 후보로 첫 토론이 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변경된 만큼 기존의 토론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이 ABC방송과 소송 중이어서 이해 상충 문제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차 때와 규칙은 비슷하겠지만 이전처럼 텅 빈 스튜디오가 아닌 방청객으로 꽉 찬 스튜디오에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며 "브렛 바이어와 마사 매켈럼이 진행을 맡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토론 관련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은 민주당이 대대적인 선거광고로 토론 문제를 부각시킨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의 TV 토론을 피한다고 지적하는 선거 광고를 시작했다.

해리스 캠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스뉴스 토론 발표를 일축하고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언제든, 어디든 좋다고 하더니 특별한 시간에, 특별하고 안전한 장소로 바뀌는 것이 흥미롭다"며 "원래대로 9월10일, 거기(ABC방송)에서 트럼프 후보를 보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리스 캠프의 마이클 타일러 공보국장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겁을 먹고 자신이 동의한 토론에서 발을 빼는 동시에 자신을 구해달라며 폭스뉴스로 달려가고 있다"며 "그는 장난을 그만 두고 약속한 토론에 등장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가 여부와 관계 없이 9월 10일 시청자들 앞에 설 것"이라며 "그 이후 양 진영이 합의하는 추가 TV토론에 기꺼이 나설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다시 트루스소셜에 "해리스는 나를 상대로 9월4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릴 진짜 토론을 할 정신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며 "나는 9월4일에 그녀를 보지 않으면 아예 안 볼 것"이라고 썼다.

TV토론은 현재 박빙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명암이 엇갈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두 후보 모두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방송사를 '심판'으로 내세워야 토론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첨예한 대립 양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차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촉발돼 재선 도전 포기로 이어지면서 2차 토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미국 언론들은 양측 간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TV토론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TV 토론을 거부하거나 취소한 적이 있다. 올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선 토론회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았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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