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비밀번호 알려주며 "편하게 씻으세요"…청라 이재민 눈물 흘린 사연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폭염 속 전기 공급이 끊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일 새벽 발생한 아파트 이재민들을 돕고 싶다는 게시글과 도움을 준 이웃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불로 20여명이 연기 등을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지하에 주차돼 있던 차량 40대가 불에 타고 100여대는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아파트는 이번 불로 14개 동 1581세대 중 5개 동 480여 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겨 46세대 120여명이 행정복지센터 등지에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폭염 속 피난살이를 하게 된 이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한 이웃 주민들은 급한 대로 샤워나 세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집과 차량을 선뜻 내어주고 있다.
임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는 한 이재민은 “인근 아파트 입주민 한 분이 휴가 중이라며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셔서 샤워와 빨래를 했다”며 “다음 주 목요일쯤 전기가 들어올 것 같다는 소식에 막막하지만 이런 따뜻한 도움에 너무 감사하다”며 글을 올렸다.
다른 이재민은 “이틀 동안 자동차가 없어 불편했는데 본인 차량을 세차까지 해서 빌려주신 분도 계시다”며 “그분이 ‘소형차라서 오히려 미안하다,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면 된다’며 격려하는 말씀을 듣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지역 소상공인들도 갑작스러운 피해를 본 이재민들을 돕고 나섰다. 이들은 이재민들에게 과일을 나눠주거나 아이들이 공부할 공간과 주민들이 쉴 공간,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등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한 이재민은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형 인명피해가 없음에 감사하고 있다”며 “이웃들이 베풀어주신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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