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도 3할 붙박이 2루수…롯데의 재능러가 '꾸준함'의 가치 알아간다
[OSEN=울산, 조형래 기자] 롤러코스터의 낙폭이 작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붙박이 주전 2루수로 나아가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4)은 꾸준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점점 깨달아가고 있다.
고승민은 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7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만들었다.
이날 고승민은 1회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난 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5회 1사 1루에서는 좌전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이후 윤동희의 주루사 등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3-3 동점에서 맞이한 7회 4번째 타석. 대타 황성빈의 안타와 2루 도루, 윤동희의 좌익수 뜬공으로 2사 3루 기회를 맞이했다. LG는 고승민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김진성을 투입했다. 고승민은 김진성의 제구난을 틈타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5구째 125km 포크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고승민의 이 타점이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었고 8회 추가점이 더 나오면서 경기를 따냈다.
사실 이날 고승민은 타석에서의 활약은 괜찮았지만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짙었다. 결승타를 치기에 앞서 7회초 수비에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1사 1,2루에서 투수 진해수가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무난한 병살타성 타구로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유격수 박승의 낮은 토스를 고승민이 한 번에 잡지 못했다. 2루는 아웃됐지만 1루 송구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위기가 2사 1,3루로 계속됐다. 진해수도 털썩 주저 앉는 제스처를 취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계속된 위기에서 오지환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자칫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뻔 했다.
4-3의 결승타를 치고 난 뒤 8회초에서도 선두타자 김현수의 땅볼 타구를 무난하게 처리하는 듯 했지만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그나마 1루수 나승엽이 엇나간 송구를 잡은 뒤 김현수를 태그 아웃시켰지만 역시 가슴 철렁한 순간들이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더로 입단한 고승민은 그동안 포지션 방황을 끝내고 올해부터 2루수로 정착해 나가고 있다. 2019년 데뷔 시즌에만 2루수로 활약했을 뿐,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고 외야수로 자리 잡아가던 2023시즌을 앞두고는 1루수로 전향을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다시 2루수 훈련을 받았고 스프링캠프에서도 2루수 정착을 노렸지만 김민석의 부상 등으로 다시 외야로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4월 초, 극심한 슬럼프로 2군에 내려갔다 온 게 전화위복이 됐다. 타격폼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 다시 2루수로 실전 경험을 쌓으며 1군 복귀를 준비했다. 결국 돌아온 뒤 고승민의 포지션은 2루수가 됐고 특별히 야수를 소진하는 등의 변수 상황이 아니면 2루수 글러브를 벗지 않았다.
타격폼 재조정 과정도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이제는 타율 3할에 중장거리포를 칠 수 있는 2루수로 거듭났다. 3일 경기 3안타로 타율 3할과 OPS .8에 복귀했다. 현재 규정타석까지 채우며 76경기 타율 3할1리(299타수 90안타) 7홈런 53타점 52득점 OPS .807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6월 말,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손 엄지손가락 염좌로 전반기를 온전히 마무리하지 못했다. 후반기에 복귀를 했지만 첫 14경기에서 타율 2할8리(53타수 11안타)에 그쳤다. 부상 직전의 뜨거웠던 감각을 잃어갔다.
그래도 27일 창원 NC전 후반기 첫 3안타에 첫 홈런까지 뽑아내며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다시 3안타 경기까지 치러내면서 잃어버렸던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
몸 관리와 수비, 그리고 꾸준함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다. 3일 LG전이 끝나고 고승민은 “고정된 포지션에 풀타임으로 나가면서 수비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만큼 수비적으로도 많은 경험치가 쌓이는 것 같다. 수비에 있어서 더 집중하고 노력해서 앞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오늘 3안타 쳤지만 또 내일 하나도 못 칠 수도 있다. 타격감이 최근 좋았다가도 좋지 않을 때가 많이 있다. 기복 없이 꾸준히 좋은 타구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해야할 숙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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