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모가디슈 유명 해변서 테러…최소 37명 사망
인파 몰리는 금요일 밤이라 피해 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의 해변에서 테러가 발생해 최소 37명이 숨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소말리아 보건부는 전날 밤 수도 모가디슈에 있는 리도 해변에서 벌어진 테러로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약 2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1명은 중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소말리아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리도 해변에는 폭탄과 총기로 무장한 괴한들이 나타났다. 이들 중 한 명은 먼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호텔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고, 다른 총격범 5명은 호텔 진입을 시도하다 해변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목격자 오마르 엘미는 AFP통신에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던 중 폭탄 테러가 벌어졌고, 총을 든 테러범들이 해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고 말했다. 리도 해변 근처에 사는 하오 모하메드는 “해변은 폐허가 됐고, 사방에 피와 잘린 신체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인기 있는 휴양지인 리도 해변에 인파가 몰리는 금요일 밤에 벌어진 탓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가족과 함께 해변을 찾았던 압둘라히 모하메드 와르사메는 가디언에 “사방에서 비명과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해변에서 바람을 맞으며 보내는 근사한 밤을 계획했지만,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테러범 5명을 모두 사살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자폭 테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테러범 진압 과정에서 보안군 한 명도 사망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알샤바브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이 단체는 1990년대 내전으로 소말리아 정부가 붕괴하자 이슬람율법에 따른 통치를 주장하며 세력을 키웠고, 한때 모가디슈 대부분을 장악했다. 2007년 파병된 아프리카연합군과 미군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인 뒤로는 위력이 줄었지만 여전히 국토 남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군과 민간인을 상대로 꾸준히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국제 싱크탱크 사한연구소의 전략고문인 맷 브라이든은 “이번 테러는 엄청난 안보 실패”라며 소말리아에 주둔하는 아프리카연합군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알샤바브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산 셰흐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은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해 테러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보안 계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악질적인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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