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직장? 이런 사장?” 쉬라는 휴가까지.. “직급순”, “일 끝내고” 눈치 안 보려야

제주방송 김지훈 2024. 8. 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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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00명 대상 ‘여름휴가 계획’ 조사
응답자 51.5% “여름휴가 계획 없음·미정”
“휴가 계획 없다” 비정규직, 정규직 2배
5명 미만 사업장.. “연차 사용 등 어려워”
연차 시기 변경 남용, 강제 연차 소진 여전


연일 이어진 무더위와 폭염 날씨에, 숨 돌릴 여유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모습입니다.

직장인 설문 조사 결과, 아예 처음부터 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경우가 2명 중 1명 꼴로 나타났습니다.

‘돈’이 문제였습니다. 월급 수준은 제자리인데, 고물가로 인해 치솟은 비용이 여름휴가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마저도 고용형태와 임금 수준에 따라 정도 차를 드러냈습니다.

아예 유급 연차휴가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폐쇄적인 직장 내 관행에, 업무 부담, 눈치보기까지 직장 내 ‘갑질’이 횡행하는 실정이라 한층 더 휴가 사용에 한계를 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여름휴가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 만 19살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물었더니 ‘계획이 있다’는 답이 48.5%, ‘없다’는 20.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31.1%로 나타났습니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거나 보류한 경우가 전체 51.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비정규직(30%), 비사무직(28.8%), 5인 미만(28.9%), 일반사원 (29.5%), 월 150만 원 미만(30.1%), 비조합원(21.2%)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또 여름휴가 계획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의 56.5%가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라고 답했습니다.
그 외에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 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직장인들의 자율적인 휴가 사용에 제약을 더하는 조직내 제한된 여건 등이 여전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사례로 풀이됩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비용 부담’을 꼽은 경우가 정규직(51.8%)보다 비정규직(61.9%), 상위 관리자(50%)보다 일반사원(61.2%)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또 고용이 불안하거나 임금이 적고,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일수록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는 비정규직이 30.0%로 정규직(14.0%) 2배를 웃돌았습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28.9%), 임금수준별로는 월 150만 원 미만(30.1%)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15.2%, 월 500만 원 이상 소득자의 경우 9.0%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휴가 사용 자체가 눈치가 보여서 휴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공공기관에서 유독 높게 나타났습니다.
공공기관이 15.7%로 300인 이상 사업장(3.8%)의 4배, 5인 미만 사업장(6.4%)의 2.5배에 달했습니다.


유급 연차휴가와 별개로 유급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사용할 수 있다’가 52.1%, ‘사용할 수 없다’도 47.9%로 나타났습니다.

‘유급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는 비정규직(60.3%)과 5인 미만 사업장(61.1%), 월 150만 원 미만(66.0%)에서 유독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고용형태가 불안할수록 유급 휴가사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에게 주말을 포함한 휴가 예정 기간을 물어본 결과 ‘3~5일’이 60.6%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 ‘6~7일’(24.3%)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14.9%)과 5인 미만(15.7%)은 주말 포함 ‘1~2일’만 쉰다는 응답이 정규직(3.4%), 300인 이상(5.5%)보다 높았습니다.

더구나 ‘휴가 갑질’ 사례까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가족 휴가 일정을 잡은 직원에게 ‘직급순’으로 휴가 일정을 정정하라는 회사 내 지시가 내려졌다는 사례부터, 개인 연차를 사용해 여름휴가를 신청했는데도 회사에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휴가 기간에도 과업을 강요하는 경우까지 확인됐습니다.

김도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재직 중인 노동자가 노동청에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는데도 연차 시기 변경권을 남용하거나 사업주 휴가 사용 시기에 맞춰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 사례가 매년 여름휴가철마다 반복되고 있다”라면서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과 플랫폼·특수고용노동자들은 유급 연차휴가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 개선과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살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p)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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