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10억’ 홍콩 펜싱 금메달 스타, 친중 성향 논문으로 구설수

박은경 기자 2024. 8. 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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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석사 논문서 중국의 홍콩 정책 옹호
“‘애국자’ 전용 선거제 정비는 올바른 방향”
2024 파리 올림픽서 홍콩에 첫 금메달을 안겨 포상금 10억원을 받은 펜싱 선수 비비안 콩. 로이터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서 홍콩에 첫 금메달을 안겨 포상금 10억원을 받은 펜싱 선수 비비안 콩(江旻憓)이 친중 성향의 석사 논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콩은 2021년 석사 학위 논문에서 “2019년 홍콩의 반중 시위 이후 중국 당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애국자 전용으로 정비함으로써 홍콩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려놓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반중 분열주의자’들이 ‘일국’의 개념을 잘못 해석하고 홍콩 선거제를 악용해 정치 시스템에 진입해 헌법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콩은 중국어로 작성된 이 논문으로 중국 런민대학교에서 헌법 및 행정법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논문에서 2019년 당시 반중 시위와 관련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서 ‘일국’보다 ‘양제’를 우선시하는 일부 홍콩인들의 오해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당국의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는 “법적 허점을 막고 일국양제 원칙을 개선해 홍콩을 방해하는 반중 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주장과 일치한다.

홍콩 시민들은 2019년 3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했고, 최대 100만명의 참여를 끌어냈다. 애초 송환법 폐지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강압적 중국화에 반대하는 민주화 요구로 번졌다.

홍콩 당국은 여론을 수용해 송환법은 폐지했으나,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반중 목소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어 2021년 1월 민주화 인사를 포함한 야권 관계자들을 대거 체포했고, 이들이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던 그해 9월 ‘애국자(친중 인사)’만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꿨다. 3개월 뒤 치러진 입법회 선거에서 결국 친중파가 홍콩 의회를 독차지했다.

중국 당국의 정책을 옹호하는 콩의 논문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콩의 친중 성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스포츠 분야에서의 성과와 정치적 성향을 혼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콩은 지난달 27일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오리안 말로(프랑스)를 13-12로 꺾고 우승했다. 홍콩은 이번 대회 참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6개 회원국 가운데 금메달 포상금 규모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이번 대회 홍콩 금메달리스트는 76만8000달러(약 10억4563만 원)이 넘는 포상금을 받게 된다. 여기에 평생 철도 이용권까지 받았다.

콩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한 뒤 중국 런민대 석사에 이어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올림픽 이후 콩은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콩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로 펜싱을 쉬기로 했다”면서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홍콩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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