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밥캣 분할 고수…“사업 재편해 확보한 1조 원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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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주가 하락 등 시장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사업구조 재편 의지를 고수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두산밥캣 분할 등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지면 생기는 1조원 수준의 투자 여력을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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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주가 하락 등 시장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사업구조 재편 의지를 고수했다. 주주들에게 사업재편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개사는 대표이사 명의로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 재편 방안에 대해 예상과 다른 시장 반응이 나와 여러 경로로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면서 “주주들에게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며, 주주들과 더욱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각 사 대표이사들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사업재편이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두산밥캣 분할 등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지면 생기는 1조원 수준의 투자 여력을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수주한 체코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신규 원전 수주가 기대되고,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두산밥캣 분할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입금 7천억원이 줄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현금 5천억원이 확보되는 성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생산설비 증설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약 1조원의 수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을 매각하게 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불만을 고려한 듯 박 대표는 “배당 수익은 두산밥캣의 영업실적에 따라 매년 변동할 수밖에 없고 두산에너빌리티가 필요로 하는 투자재원에도 한참 부족한 수준이었다. 반면, 사업구조 개편으로 확보되는 1조원을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더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논란이 됐던 분할비율에 대해서도 “분할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수는 25% 감소하지만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재상장 시점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오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건설장비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캐터필러’의 2020년 마블로봇 인수, 농업장비 세계 1위 업체인 ‘디어앤컴퍼니’의 2021년 베어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박 대표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교환되는 것에 대해 “이 주식은 주식 교환 이전의 두산로보틱스가 아니라 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실질적, 경제적으로 결합된 통합법인의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밥캣이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게 된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시장 규모 약 10조 이상인 자율주행 로봇과 자율주행 무인 지게차에 공동으로 진출해,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두산그룹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치는 안을 발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안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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