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男 VS 흑인女…트럼프 인종 공격이 美 대선에 불러온 충격파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더 큰 선거 전략을 해칠 위험이 있는 공격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그녀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은 갑작스러운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으로 지지율 차이가 좁혀지면서 잃은 스포트라이트를 되찾고, 미국 정치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흑인 표심을 해리스 부통령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이 미국 정치에서 오래된 ‘타자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이나 이민 같은 민주당 행정부의 실책으로 여겨지는 정책을 부각하기보다 인종을 공격하는 인신공격을 통한, 궤도 이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미 주류 언론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국 인구의 12%는 부계와 모계의 혈통이 다른 다인종인 만큼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멈추지 않고 주말 동안 이와 관련된 공격을 계속했다. 2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당신의 인도계 유산에 깊이 감사한다”고 적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논리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메이카 이민자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의 혼혈이지 미국 흑인과 관계 없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상에 확산하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3일 애틀란타 유세 현장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 오르내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단독출마한 온라인 호명투표에서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표의 과반을 확보해 대선 후보를 확정지었다. 앞서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6~28일 성인 10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3%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42%)을 오차범위(±3.5%) 내에서 앞선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민주당 후보 교체 뒤 판세의 변화 흐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70대 백인 남성 대 50대 흑인 여성이라는 선명한 대결 구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백인 남성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WP는 해리스 부통령이 주말 이틀간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들을 인터뷰했다고 전했다. 앤디 베시어 켄터키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팀 왈츠 미네소타 주지사, 피터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마크 캘리 애리조나 상원의원이 후보로 거론됐다. WP는 인종적 균형을 위해 백인 남성 6명이 선택됐다고 전했다. 캠프에서는 펜실베이니아가 주요 경합주인만큼 샤피로 지지사에 대한 추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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