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면 당근줄게”…제주, 일회용컵 보증금제 다시 끌어올린다

85개 매장 자원순환우수업소 지정
6곳은 자발참여…60만원상당 지원
컵 5개 가져오면 종량제봉투 제공

일회용컵. 박미라 기자

제주도가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활성화를 위해 참여 매장 등을 상대로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한다. 정부와 달리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정책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최근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85개 매장을 ‘자원순환우수업소’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달 신청받은 93개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성실 이행 여부, 이행 기간, 컵 반환량, 보증금 라벨 부착 판매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최종적으로 85개 매장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된 85개 매장 중 6개 매장은 보증금제 대상 매장이 아니지만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곳이다. 법률에 규정된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는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식음료 매장이다.

제주도는 선정된 매장에 ‘자원순환우수업소’ 현판을 수여한다. 특히 종량제봉투, 보증금 라벨, 전동라벨부착기 등 60만원 상당의 물품을 각 매장에 지원한다.

자원순환우수업소 선정은 지난해 5월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에 따른 것이다.

이는 최근 동력을 잃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제주도 차원에서라도 활성화하고,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당초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유예를 거쳐 2022년 12월부터 제주와 세종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 제주도의 적극적인 독려로 매장 참여율은 90%까지 올랐다. 하지만 보증금제 전국 시행에 대한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 일회용품 규제 완화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매장 참여율은 50%대로 떨어지고 컵 회수율도 하락하고 있다.

제주도는 힘 잃은 보증금제를 다시 안착시키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부터 소비자를 상대로 한 인센티브 정책은 추진 중이다. 제주 곳곳에 있는 재활용도움센터에 설치된 회수기를 통해 일회용컵을 반납하면 보증금(300원) 반환, 탄소포인트 적립에 더해 일회용컵 5개당 종량제 봉투(10ℓ ) 1장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1일 최대 종량제 봉투 4장(일회용컵 20개)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실시하는 자원순환우수업소 선정은 매장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이 역시 일회용컵 보증금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에서만 시행하는 정책이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반납기. 박미라 기자

제주도는 자원순환우수업소 지원 정책이 이탈한 보증금제 대상 매장의 재참여와 성실 이행, 자발적 참여 확대 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구매할 때 보증금 300원을 지불하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다시 돌려받는 제도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공모기간에 신청하지 못했거나 새로 자발적 참여를 희망하는 매장은 연중 수시로 자원순환우수업소에 신청할 수 있고, 분기별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면서 “앞으로도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할 자원순환우수업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