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없는 신생아 낳는 것이 일상"…北 정체불명 '귀신병' 확산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의 2018년 5월 폭파 이전 모습. 연합뉴스.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신생아가 태어나는 정체불명의 질병이 만연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매체 더선은 2일(현지시간) 2015년 탈북한 이영란 씨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에서는 이 질병을 치료가 불가능한 '유령병', '귀신병' 등으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란 씨는 "2015년 북한 탈출 전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살았고, 내 아들이 이 유령병에 걸린 당사자"라며 "길주에서는 항문, 발가락, 손이 없는 아이를 낳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에선 정부 고위 관리들이 유엔에서 제공한 의약품을 사재기하고, 무료 의료 제공 약속과 달리 약국 선반은 비어있다"고 털어놨다.

북한에서 '유령병'이 퍼지고 있다는 주장은 지난해 9월에도 나왔었다.

당시 '북한자유주간' 행사 일환으로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길주군 탈북민들의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함경북도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은 "동네에 환자가 늘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 주민들은 귀신병에 걸렸다고들 말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당국에선 방사선 피폭 가능성은 얘기하지 않고 '고난의 행군' 때문에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구실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순복 씨는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늘었다"며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며 무당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원인 모를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80명을 지난해 5월 15일부터 11월 6일까지 검진한 결과를 올해 2월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한이탈주민 일부의 염색체가 변형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