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카지노냐”...유도 단체전 선수 룰렛 선발에 ‘와글와글’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맞붙은 주최국 프랑스와 종주국 일본의 희비가 엇갈렸다. 동점 상황에서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테디 리네르의 승리로 프랑스가 금메달을 가져가자, 일본에서는 ‘골든스코어 추첨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불만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 드 마르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단체전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일본을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혼성단체전은 남자 3체급(73㎏급, 90㎏급, 90㎏초과급)과 여자 3체급(57㎏급, 70㎏급, 70㎏초과급) 등 총 6명이 출전해 먼저 4승을 따내면 승리하는 경기다.
결승전 6경기를 치른 프랑스와 일본은 동점이 됐다. 혼성단체전은 3-3 동점이 될 경우 추첨을 통해 골든스코어 방식의 마지막 대결 체급을 고른다. 추첨은 모든 선수단이 모여 지켜보는 가운데 화면을 통해 진행된다. 6개 체급이 적힌 룰렛이 돌아가다 멈춘 체급이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결승전 골든스코어 추첨 결과 90㎏ 초과급에 멈췄다. 프랑스의 국민영웅 테디 리네르가 출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리네르는 전날 한국 김민종과의 남자 유도 100㎏ 초과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키 203㎝ 몸무게 140㎏의 선수다. 관중석에선 프랑스 응원단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에 맞서 일본팀에서는 키 191㎝ 몸무게 170㎏의 100㎏ 초과급 선수 사이토 타츠루가 출전했다. 6분 넘게 이어진 승부의 결과는 리네르의 한판승으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일본 온라인상에서는 골든스코어 선수 추첨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 프랑스의 국민영웅이자 이번 대회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인 리네르의 체급이 선택된 점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누군가 룰렛을 건드렸다에 한표” “왠지 미래를 알 것만 같은 이상한 룰렛” “누가 봐도 짜여진 결과잖아. 일반 제비뽑기가 더 공정하겠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혼성단체전 골든스코어 경기 체급 추첨의 극적인 순간은 같은 날 앞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동메달결정전에서도 나왔다.
당시 추첨 결과 경기 체급은 73㎏으로 정해졌다. 방금 전 6경기에서 9분38초의 혈투를 치른 안바울과(66㎏)과 독일의 73㎏급 이고르 반트케가 경기를 뛰게 됐다.
혼성단체전 16강(튀르키예), 8강(프랑스), 패자부활전(우즈베키스탄), 동메달 결정전(독일)을 치르는 동안 무려 35분49초 동안 매트에 있었던 안바울은 다시 한 번 매트에 올랐다. 한 경기 정규시간은 4분이다.
안바울은 골든스코어 경기에서도 한 체급 위 선수를 상대로 5분25초 경기 끝에 반칙승을 거뒀다.
경기는 이겼지만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올림픽에 적합한 추첨 방식은 아니다” “올림픽이 아니라 카지노인줄” “조작 의심 들 수 밖에 없는 방식이다” 등의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일본에서 이번 올림픽의 유도 진행 방식에 불만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달 27일 열린 남자 유도 60㎏급에 출전한 일본의 나가야마 류주가 심판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나가야마는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가리고스와의 대결에서 가리고스의 조르기를 견디다가 심판의 ‘멈추라’는 수신호를 보고 힘을 뺐지만 가리고스는 계속 조르기를 이어갔다는 게 일본 매체들의 설명이다. 약 6초 정도 지나 나가야마는 바닥에 드러누웠고 심판은 ‘한판승’을 선언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앞으로 일본에서 4년에 한번씩 세계유도대회를 열자”며 상세한 유도룰을 적어 올리기도 했다. 이중에는 “단체전 골든스코어 체급 선발시 해킹이나 조작 가능한 전자룰렛 금지. 심판 입회하에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감독이 체급을 정하도록 한다”와 “심판은 엄격한 시험을 통해 선발하며 큰소리로 분명하게 ‘기다려’ 등을 말한다. 오심이 많으면 출장할 수 없다” 등의 규칙이 포함됐다.
한편 유도 종주국 일본은 이번 올림픽 유도 종목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포함해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총 8개 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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