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축구 영등포공고 ‘전성시대’···사령탑 “역대 최초 금배 3연패 도전”[2024 금배가 남긴 것]
대통령 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가 서울 영등포공고의 2연패로 끝났다. 저학년만 출전하는 유스컵(17세 이하)에서는 경기 평택JFC가 정상에 올랐다.
영등포공고는 지난 1일 충북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청주대성고를 1-0으로 제압했다. 디펜딩 챔피언 영등포공고는 동아고, 부평고에 이어 대회를 2연패한 세번째팀이 됐다. 영등포공고는 지난해 금배를 포함해 6관왕에 올랐고 올해도 금강대기와 금배에서 우승 트로피를 두 개 챙겼다. 선수 시절 독일 프로축구에서 뛴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원팀이라는 일념으로 성실함, 간절함을 갖고 뛰면 어느 팀과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과거 인연이 없는 금배 정상을 다시 지켰다는 게 뿌듯하다”며 “역대 금배를 3연패한 팀이 없었는데 내년에 우리가 그걸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김현민(18·영등포공고)은 대통령 금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김현민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었다. 김현민의 롤모델은 일본남자축구대표팀 왼쪽 미드필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다. 영등포공고의 앞으로 남은 대회는 왕중왕전과 전국체전이다. 김현민은 “우리도 지난해 형들처럼 남은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개최지역팀 청주대성고는 1991년 대회 이후 통산 두번째 금배 우승에 도전했지만 영등포공고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29년 동안 청주대성고를 이끄는 남기영 감독은 다음 달 은퇴한다. 남 감독은 “준우승까지 거둔 것도 은퇴를 앞둔 나를 위해 선수들이 만들어준 크고 소중한 선물”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평택JFC는 유스컵 결승전에서 부평고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평택JFC는 2-2까지 두 차례 동점을 만든 뒤 후반 인저리 타임 결승골을 터뜨려 역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 막판 2-2 동점골을 넣은 한유준은 역전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해 결승전 일등공신이 됐다.
금배는 국내 고교축구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높은 위상을 지닌 대회로 손꼽힌다. 우승컵인 금배는 무궁화와 봉황이 새겨진 927.5g의 순금 트로피로, 1968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고교축구 발전을 위해 경향신문사에 기증하면서 대회가 시작됐다. 56년의 역사를 이어온 대통령 금배는 고교 축구 선수들에게 가장 도전하고 싶은 무대로 여겨진다.
경향신문과 대한축구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통령 금배는 지난달 18일 개막해 15일간 열전을 마쳤다. 올해 대회는 지난해보다 7팀이 늘어난 총 38개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금배는 한국 축구 미래의 스타들을 발굴하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차범근부터 박지성, 황희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배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영등포공고 공격수 김현민과 보인고 수비수 이창우는 지난해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일군 주역들이다. 내년 AFC U-20 아시안컵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U-19 대표팀에 최민준, 김지운, 박준수(이상 평택진위FC), 이민혁, 황승호(이상 서울 보인고), 김현우(서울 영등포공고), 양우진(경기안양공고)도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제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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