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화와 25년"…장수모델과 함께한 기업들, 공통점은?
안정적이고 신뢰주는 대외 이미지 구축
"동일시 될 수 있어 모델 기용 신중해야"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1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의 장기간 동일한 광고 모델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상조, 프롭테크(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등 소비자들에게 '신뢰'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영역들이 대표적이다.
광고 모델은 제품 정보 외에도 기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에 장수 모델은 기업의 안정적인 대외 이미지 쌓기에 큰 역할을 하며 기업의 성장 행보에 동행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맞춤가발 전문기업 하이모는 지난 1999년 배우 이덕화를 브랜드 대표 모델로 기용한 후 2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
이덕화는 하이모의 장수 광고모델로서 오랜 기간 작품과 일상생활에서 하이모의 가발을 착용해왔다. 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발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바로잡고, 자연스러움이 강점인 하이모 가발의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처럼 이덕화와 하이모의 장기 협업은 단순 광고 마케팅 차원을 넘어 윈윈(Win-win)효과를 가져왔다. 하이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대 트렌드를 반영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이덕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마케팅을 전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2022년 5월 당시 화제를 모은 음원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 이덕화와 하이모 가발을 거부감 없이 접목시켜 소개한 패러디 영상 '부럽지가 않어(feat. 이덕화)'를 선보였다. 기존 가사인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를 '(머리카락) 한 올도 부럽지가 않어'로 개사하는 등 해당 콘텐츠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소셜미디어(SNS) 업로드 4개월 만에 580만뷰를 돌파했다.
국내 1위 상조 서비스 기업 프리드라이프도 2016년 TV광고 '왕의 상조'에 배우 최수종을 처음 채용한 이후 만 9년째 프리드라이프의 전속 모델로 인연을 맺고 있다. 그동안 총 8편의 브랜드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프리드라이프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최수종을 모델로 채용한 지난 9년간 신규 가입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는 게 프리드라이프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6월 5909억원이던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2조3980억원으로 4배가량 성장했다.
프리드라이프는 최수종이 다수 극을 통해 왕과 장군 등을 연기하며 위기를 타개하고 승리를 이끌어가는 리더십 넘치는 이미지와 신의를 중시하는 모습을 구축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작품 바깥의 실제 삶에서도 친근하고 품격 있는 이미지를 쌓아와 '고품격 라이프 서비스'를 지향하는 프리드라이프의 지향과 부합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
최수종은 프리드라이프의 한 해 실적을 평가하고, 영업조직의 혁신 성장을 축하하면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영업 가족을 시상하는 자리인 '연도대상 시상식'에도 매년 참석하는 등 프리드라이프와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배우 혜리와 10년째 전속 모델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프롭테크∙플랫폼 등 동종업계에서 최장 기간 기록이다.
2015년 4월 '방 찾을 땐 다방!' 광고 캠페인으로 첫 등장한 혜리는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다방의 대표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0년 간 다방 서비스 확장에 발맞춰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매력을 발산하며 '다방=혜리'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다방은 혜리를 앞세운 캠페인과 시너지를 내며 최근 10년 빠르게 성장했다. 애플리케이션 출시 1년여만에 이용자 수 1만명을 달성한 뒤 올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 2300만건, 월 평균 사용자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장수 모델과 함께하는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형성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이루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모델이 단순히 브랜드의 얼굴을 넘어 브랜드와 동일시될 만큼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기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새 모델을 쓰고 이미지를 다시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이 있기에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한 모델을 장기간 사용하면 예산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동일한 브랜드 이미지를 장기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동일 모델을 쓰는 것도 맹점이 있다. 사람이다보니 변화할 수 있고 각종 리스크(위기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한번 모델을 채용할 때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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