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문제 평가원 홈페이지 게시는 저작권 침해일까

이종민 2024. 8. 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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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한 문학작품에도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할까? 시험문제로는 자유롭게 이용하더라도 이를 허락없이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작권협회는 평가원이 임용시험과 검정고시, 수능모의평가, 수능 등에 자신들이 관리하는 저작물 150여건을 지문 또는 참고 자료로 이용해 문제를 냈는데, 시험이 종료된 이후 기출 문제를 인터넷에 게시해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약 17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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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용료 지급해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한 문학작품에도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할까? 시험문제로는 자유롭게 이용하더라도 이를 허락없이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일인 지난 6월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 본원에서 한 수험생의 옆자리에 1교시 국어영역 문제지가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저작권협회는 평가원이 임용시험과 검정고시, 수능모의평가, 수능 등에 자신들이 관리하는 저작물 150여건을 지문 또는 참고 자료로 이용해 문제를 냈는데, 시험이 종료된 이후 기출 문제를 인터넷에 게시해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약 17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저작권법이 시험을 위해 필요한 경우 공표된 저작물을 복제·배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공중송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육 목적으로 공포된 저작물을 공중송신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도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가원 측은 수능 시험을 인터넷에 게시한 것은 교육 목적이며, 이는 저작권법에서 정하고 있는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사진=뉴시스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법원은 “이 사건 저작물은 모두 공표된 저작물이고, 수험생에게 균등한 학습기회를 보장하고 시험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평가 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평가원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평가원이 저작물을 인용해 문제를 내는 것을 넘어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공개하는 것은 저작권법의 취지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시험이 종료된 후 저작권자 동의 없이 시험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정당한 채점과 성적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제한적 범위에서만 허용돼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저작물에 대한 감상 등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까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평가원이 저작권협회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평가원의 행위로 해당 저작물에 대한 시장 수요가 대체되거나 시장가치가 훼손할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하며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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