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국정상황에 쉬는 건…" 장·차관 여름휴가 '딜레마'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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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별도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휴가 동안 휴가지 주변 군 시설을 방문해 군 간부급을 격려하고,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 일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올해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장·차관들이 앞장서 휴가를 다녀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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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별도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전임 추경호 부총리가 작년에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일주일 동안 휴가를 다녀온 것과 대비된다. 최 부총리는 이달 중에 시간이 될 때 하루씩 끊어서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엄중한 국정 상황에서 경제부처 사령탑인 최 부총리가 일주일 연속으로 휴가를 다녀오기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역대 경제부총리들도 휴가 중에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등 제대로 휴가를 다녀온 경우는 찾기 힘들다.
통상 관가에서도 ‘7말8초’는 대표적인 여름휴가 기간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5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정확한 휴가 기간과 휴가지 등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휴가 동안 휴가지 주변 군 시설을 방문해 군 간부급을 격려하고,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 일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이 휴가를 잘 쓰는 것도 직무”라며 내수 진작을 위해 휴가를 줄이지 말고 모두 사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권고에도 휴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장·차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는 14~16일 여름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15일이 광복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이틀간 휴가를 냈다. 윤 대통령과 겹치지 않게 휴가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휴가를 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다만 7일에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예정돼 있어 휴가 기간 중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송 장관도 휴가 기간에도 농촌 현장을 비공식적으로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리 휴가를 다녀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휴가를 냈다.
여름휴가 일정을 일절 잡지 않은 장관들도 있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올해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챙겨야 할 현안이 워낙 많아 휴가 일정을 별도로 잡지 않았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조만간 교체를 앞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별도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매년 6월마다 각 부처 장·차관들에게 여름휴가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여름 휴가철 국내 여행 확대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각 부처 장·차관이 솔선수범해 휴가를 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장·차관들이 앞장서 휴가를 다녀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인사처는 지난달엔 각 부처 장·차관이 휴가를 내고 출근하는 등 조직 내 연가 활성화 분위기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근무 관행을 근절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근무 혁신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지침이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크다.
공직사회의 휴가 문화는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공직사회에서 장·차관들이 제대로 휴가를 다녀오지 않는 상황에서 소속 공무원들이 마음 놓고 휴가를 다녀오는 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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