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지구 광물, 생물처럼 진화하며 종류 많아졌다”
온도·압력·산소 농도 맞춰 변신
지구에 존재하는 광물 종류가 9000개에 이를 정도로 많아진 것은 약 46억년 전 탄생한 지구의 환경 변화에 맞춰 광물이 끊임없이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한 지구의 온도와 압력, 산소 수치 등에 적응해 광물이 생물처럼 물리적·화학적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기술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미 카네기과학연구소는 광물 종류가 지금처럼 많아진 것은 광물도 생물처럼 지구 환경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진화의 핵심 개념은 ‘자연 선택’이다. 자연 선택은 특정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개체군이 그렇지 않은 개체군에 비해 생존할 가능성이 커지고, 번식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선다는 뜻이다. 유기체, 즉 생물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진화론을 생물이 아닌 광물로 확장했다. 소수의 단세포 생물이 다수의 다세포 생물로 진화했던 것처럼 광물도 환경 변화에 따른 화학적 결합을 수없이 반복하며 종류가 많아졌다는 가설을 세웠다. 46억년 전 탄생한 지구에서는 광물 종류가 27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9000개에 이르는 이유를 진화론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연구진이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광물 진화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은 압력과 온도다. 30억~40억년 전 지구에서는 지구 표면이 얇은 판으로 조각조각 나뉘어 서로 충돌하는 현상이 극심해졌는데, 이때 광물 종류가 단숨에 1500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판이 서로 부딪치면서 생성된 화산 활동으로 뜨거운 마그마와 강력한 압력이 기존 광물에 변화를 주면서 전에 없던 새 광물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산소 농도 증가도 새 광물이 만들어진 원인이다. 고생대이던 25억년 전,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 증가하며 지구 산소 농도가 현재의 0.001%에서 1%로 갑자기 늘어났다. 산소가 늘었다고는 해도 현재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이지만, 당시 자연계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때 산소와 특정 광물이 결합하는 ‘산화’ 작용이 출현했다. 철 성분이 든 광물을 붉은색으로 녹슬게 만드는 일이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광물 종류가 늘어나는 속도는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광물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 72개의 화학적 조합으로 생성될 ‘경우의 수’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이 추가로 변한다고 해도 생길 만한 광물은 이제 거의 다 생겼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자연적인 시스템에 의한 광물 진화의 최대 한계에 접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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