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목숨 걸었다' 亞최초 테니스 정복한 중국 女선수의 무서운 투지 "올림픽은 달라, 몸이 망가져도 싸울 것"

한동훈 2024. 8. 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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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친원(세계랭킹 7위)이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테니스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친원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도나 베키치(21위)를 세트스코어 2대0(6-2 6-3)으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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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중국 정친원(세계랭킹 7위)이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테니스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친원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도나 베키치(21위)를 세트스코어 2대0(6-2 6-3)으로 제압했다. 정친원은 이미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폴란드의 이가 시비옹테크를 잡아 금메달을 예견했다. 중국 언론은 정친원이 자국에서 가장 상업적 가치가 큰 여자 선수로 떠올랐다고 조명했다.

2018년 933위였던 정친원은 매년 랭킹이 수직 상승했다. 2022년 25위까지 오른 뒤 작년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 8강에 진출하며 TOP20에 진입했다. 올해 초에는 호주오픈 결승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7개월 뒤 올림픽 정상에 섰다. 올림픽 단식에서 아시아 선수가 결승에 오른 것 자체도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일본 남자 구마가에 이치야) 이후 처음이다. 복식에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한 적이 있다.

금메달까지 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16강과 8강에서 모두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16강에서 엠마 나바로(미국·15위)를 만나 1세트를 내주고 2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승리했다. 간신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서 3세트에 역전했다. 8강에서는 왕년의 테니스 여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212위)를 상대로 엄청나게 고전했다.

체력은 이미 한계였다. 정친원은 "이미 다섯 경기를 치러서 많이 지쳤다. 그래도 여전히 힘이 남아있다고 느꼈다. 결승에서는 3시간만 버텨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무조건 정신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친원은 "힘든 경기가 많았다. 거의 질 뻔했던 경기가 많았다. 나바로와의 2세트 0-2, 케르버와의 3세트 1-4, 시비옹테크와의 2세트 0-4까지 끌려갔던 기억이 난다. 평소 같았으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냥 붙잡고 버텼다. 결국 해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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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부터 부상을 달고 뛰었다. 정친원은 "연속 다섯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세 번째 경기부터 통증을 느껴 테이핑을 했다. 몸이 망가져도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야 한다고 느꼈다.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내 건강부터 챙겼을 것"이라며 올림픽이 갖는 남다른 의미로 인해 힘을 냈다고 밝혔다.

준결승 상대 시비옹테크는 정친원의 천적이었다. 상대전적 6전 전패다. 올해도 이미 두 번이나 대결해서 한 세트도 못 따고 전부 0대2로 졌다. 올림픽은 달랐다. 1세트를 6-2로 비교적 가볍게 따냈다. 2세트 시작부터 흔들리며 0-4로 멀어져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지만 기어코 뒤집었다. 정친원은 "시비옹테크전 승리는 나에게 의미가 크다. 나는 시비옹테크에게 이긴 적이 없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인 올림픽에서 마침내 시비옹테크를 이겼다"고 벅찬 감정을 공유했다.

중국 언론 '신화통신'은 정친원이 중국 테니스 부훙의 신호탄을 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신화통신은 '21세의 나이에 금메달을 땄다. 그녀의 첫 메달이 될 수도 있고 마지막 메달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의 마지막 메달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장친원은 엄청난 투지와 인내심을 보여줬다. 그녀의 커리어 정점이자 중국 테니스의 정점을 나타냈다. 중국은 존경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를 가지게 됐다'고 극찬했다. 정친원은 "아버지는 항상 그랜드슬램대회보다 올림픽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나도 그렇고 모든 중국인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모든 어린 선수들이 테니스를 가지고 꿈을 꾸도록 힘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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